[전석진 칼럼] 경제투표(economic voting) 이론, HIF 지수

칼럼 / 전석진 / 2024-02-28 16: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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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변호사 전석진= 여론조사에서 조국 신당의 지수가 많이 올라가면서 조국 위원장의 정치 참여가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하여 논란이 많이 있다.
나는 경제투표이론과 나의 HIF 지수 추이 분석에 의거하여 이 점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결론은 조국 위원장의 3년은 너무 길다라는 모토가 확산되는 것은 민주당에게 유리하고 국민의힘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왜 그런지 살펴보자.


1. "문제는 경제야, 멍청아!(It's the economy, stupid.)“
"It's the economy, stupid"는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의 빌 클린턴 후보 진영에서 내걸었던 선거 운동 문구로, 클린턴 후보는 이 모토로 현직 대통령인 공화당의 조지 H. W. 부시를 누르고 승리하였다. 민심을 얻으려면 경제부터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2. 경제투표(economic voting)
경제투표(economic voting)라는 전문 용어가 있다. 집권당의 경제적 실적에 대해 만족하면 보상 차원에서 집권당의 후보에게 투표하고, 만족하지 않으면 처벌 차원에서 야당 후보에게 투표하는 것을 말한다.


4월 총선의 여론조사에서 정권심판론 프레임이 이 이론을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투표이론의 기본적인 논리가 한국정치에서 작동하지 않을 특별한 이론적 이유는 없다. 한국의 선거에서도 경제투표이론의 설명력은 유효한 것으로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이재철 2008; 강우진 2013; 배은진·엄기홍 2016; 문우진 2018; Shin 2018; 신정섭 2019).


IMF 경제위기를 겪고 치러진 15대 대선을 분석한 황아란(2000)은 여당의 경제실정에 대한 책임을 물어 야당후보를 지지하는 경제투표 성향을 발견했다. 한국사례연구들은 주로 전망적 경제투표경향을 더 많이 발견하였다(강우진 2013; 문우진 2018; 이내영 · 안종기 2013; 이재철 2008; 황아란 2000). 전망적 경제투표를 한다는 것은 비록 지금 까지는 경제가 나빴지만 앞으로는 여당인 보수당이 경제를 더 잘할 수 있다는 주장을 가능하게 하는 기초가 된다.


권위주의 시기에 이룬 경제발전의 역사 때문에 한국정치에서는 권위주의 정당의 후신인 보수정당들이 경제적으로 더 유능한 집단이라는 인식 혹은 이미지가 있다. 이런 한국정치적 특수성을 고려하여 예를 들어 이내영 · 안종기(2013)의 논문은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보다 박근혜 후보가 경제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더 뛰어날 것이라고 생각한 전망적 투표가 있었음을 보여주었다. 보수당에게 갖고 있는 경제적 유능성 프레임이 강한 것이다.


전망적 경제투표경향과 보수정권의 경제적 유능성 프레임을 깨기 위하여 민주당은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은 보수정권도 아니고 경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는 점을 역설하여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왜 민주당이 경제적 유능성을 갖추고 있는가를 호소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한국의 2000년대 7차례 선거와 선거기간 전국 아파트 가격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아파트 가격이 투표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되었다. 연구 결과 부동산 가격 상승은 보수적인 정당의 득표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부동산 가격 하락은 민주당에 유리한 요소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값은 2021년 14.1% 급등한 후 2022년 -7.56%, 2023년 10월 기준 -4.73%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서울의 경우 △2021년 +8.02% △2022년 -7.7% △2023년 10월 -2.18%다. 앞으로도 하락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러한 아파트 값 하락세는 민주당에 유리한 상황이 된다.


이상이 경제 투표 이론에 입각한 상황 분석이다.


3. NBS 2.21.자 여론 조사
그러면 이번에는 우리 경제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에 대하여 여론조사를 통해 살펴 보자.
NBS 2.21.자 여론조사에 의하면 경제가 안정되고 좋아지고 있다라는 항목에 그렇다가 29% 그렇지 않다가 67%로 나타나고 있다.

이 여론 조사의 개요는 아래와 같다.
모집단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표집틀 · 3개 통신사에서 제공된 휴대전화 가상(안심) 번호
표본크기 1,005명(가중값 적용 후 1,005명)
표본오차 무작위추출을 전제할 경우, 95% 신뢰수준에서 최대허용 표집오차는 ±3.1%p
조사방법 면접원에 의한 전화면접조사
응답률 17.0% 접촉률 34.6%
조사일시 2024년 2월 19일 ~ 2월 21일(3일간)- 2월 19일(월) : 13시 00분 ~ 21시 00분
- 2월 20일(화) : 10시 00분 ~ 21시 00분
- 2월 21일(수) : 10시 00분 ~ 21시 00분
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의뢰자 조사기관 자체
자세한 것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여론조사에서 67%의 사람들이 윤석열 정권하에서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번 선거에서 경제투표이론이 작용을 한다면 야당이 67%, 즉 3분의 2 의석인 200석을 가져가는 것도 가능하다는 결론이 된다.


4. 조국 위원장의 모토
지금 조국 신당의 캐치프레이즈는 3년은 너무 길다이다. 3년이면 우리나라 경제가 완전히 망가질 것이기 때문에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 윤석열 정권을 무너뜨려야 한다는 말이다.


3년은 너무 길다는 모토는 사람들의 관심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묶어 둠으로써 미래 권력인 한동훈에게 관심이 가지 않도록 만든다. 그러므로 조국 위원장의 3년은 너무 길다 모토가 널리 퍼지면 선거는 윤석열과 이재명 구도가 되어 이재명 한동훈 구도 보다 이재명 대표에게 유리하게 된다. 조국 위원장이 정치 전면에 등장하면서 최근의 HIF 지수가 이재명 대표가 높아지고 한동훈이 내려가는 모습이 나타난다. 경제투표 이론에 따른 효과 때문이라고 판단된다.


3년은 너무 길다는 모토는 3년후 한동훈과 이재명의 대결로 정권을 가져온다는 생각이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한다. 3년후에 경제가 완전히 망가지면 이를 회복시키는 것이 너무 힘들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경제투표 이론이 작용을 하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의 윤석열 대통령 대 야당의 구도로 전선을 구축하고 윤 대통령의 부정평가율 65%가 선거에 작동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조국은 말한다. “윤석열 정권은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근본 가치를 다 무너뜨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사에서 제거하려고 하는 게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거든요. 두 번째는 민생경제가 엉망진창이라 생각합니다. 사과값이 얼마다, 이런 것에 대해서 어떠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즉 가치의 차원에서는 민주공화국의 가치를 무너뜨리고 있고, 능력에 있어서는 민생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봅니다. 윤석열 정권을 종식시키고 민생경제를 회복하는 데 작은 역할을 해보겠습니다.” 그는 경제투표 이론을 강하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5. HIF 지수 분석
이제 조국 위원장이 등장하면서 HIF 지수 추이를 살펴보자.


조국 위원장이 정치 선언을 한 2.8.의 이재명과 한동훈의 HIF 지수는 29.5%:34.8%로 한동훈이 많이 앞섰다. 그런데 조국 위원장이 3년은 너무 길다 모토를 들고 나온지 3일이 지나자, HIF 지수는 이재명 33.6%, 한동훈 위원장 29.2%로 이재명 대표가 앞서기 시작하였다. 일주일이 지난 2.15일에 와서는 이재명 대표 31.3%, 한동훈 위원장 22.4%로 이재명 대표가 많이 앞서 나가기 시작하였고, 조국 위원장의 지수도 21.6%로 한동훈을 바짝 쫒아가게 되었다. 

 

2.17.에 와서는 이재명 대표 32.1%, 한동훈 위원장 19.7%, 조국 위원장 22.0%로 드디어 조국 위원장이 한동훈 위원장을 추월하기까지 하였다. 

2.18.에도 이재명 대표 33.4%, 한동훈 위원장 19.2%, 조국 위원장 23.4%로 추세가 지속되었다. 

2.21.에 와서는 조국 위원장의 컨벤션 효과가 없어지면서 조국 위원장 18.7%, 한동훈 위원장 20.1%로 다시 역전이 되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의 차이는 여전히 13.6%로 많이 벌어진 상태였다.


2.24.에 와서는 조국 위원장의 컨벤션효과가 완전히 사라지면서 조국 위원장의 HIF 지수는 9.7%로 내려 앉았다. 그리고 3년은 너무 길다라는 모토가 점점 작아지자 다시 전선은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 위원장의 구도로 가게 되었고 이에 따라 이재명 한동훈의 HIF 지수 차이도 13.6%에서 7.5%로 줄어 들었다.

2.26.에 와서는 조국 위원장의 지수가 11.7%로 상승하였고 이에 따라 이재명 대표 대 한동훈 위원장은 36.8% 대 26.8%로 다시 10%로 차이가 늘어났다.
2.27.은 조국 위원장의 지수가 약간 더 상승하여 12.6%가 되었고 이재명 대 한동훈의 지수는 37.5% 대 27.2%로 10.3%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HIF지수의 시계열적 분석을 볼 때 조국의 나팔이 불면, 이 나팔 소리는 이재명 대표에게 유리하게 그리고 한동훈 위원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이는 위에서 본 경제투표 이론에서 조국의 나팔은 윤석열 대통령이 향후 3년간 경제를 엉망으로 만들것이라는 우려를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고, 한동훈이라는 미래 권력으로부터 사람들의 관심을 멀어지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이 든다.


조국 위원장의 정치 참여가 민주당에 불리하지 않은가 하는 견해도 있으나 이는 과학적이지 못한 견해이다. 위 경제투표 이론과 지금의 조국 전 장관의 3년은 너무 길다는 모토의 의미를 생각하면 조국 위원장의 정치 활동 증대는 분명히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3년은 너무 길다라는 모토가 시장에 확산되고 설득력을 가지는 한 이재명 대표와 한동훈 위원장의 HIF 갭은 더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3년은 너무 길다는 모토는 경제투표 이론의 핵심을 갈파하고 있고, 경제투표 이론은 민주당에게도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전석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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