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회장의 정부 코드 맞추기 '급급'에 불안한 국민연금

경제/산업 / 백성진 / 2018-11-13 15: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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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최대주주는 국민연금, 40만원 주가 24만6000원까지 떨어져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이슈타임 DB>
(이슈타임)백성진 기자=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무리한 투자계획으로 정부의 코드에 맞추기에 급급한 결과 국민연금의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취임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45조원을 투자하고 정규직 2만명을 신규로 채용할 것이라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부터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통해 압박해 LG, 현대자동차, SK, 신세계 등 대기업이 잇따라 내놓은 투자·고용 계획과 비슷하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최 회장의 행보에 대해 잇단 잡음에 문재인 정부로부터 인정받기 위한 발빠른 조치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앞서 최 회장은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대한 기부도 청와대의 의중이라고 보고 그대로 따랐다.

지난 9월 최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단에 초청받았다. 앞서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이 지난해 6월 문 대통령의 첫 해외 일정인 미국 방문에 동행하겠다고 신청했다가 퇴짜를 맞았던 것과 대비된다. 최 회장이 정권이 바꼈음에도 청와대에 그만큼 ‘코드’를 잘 맞추고 있다는 증거다.

문제는 최 회장 자신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고용 결정이 기업 경쟁력 악화 우려를 부르고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6조4107억원, 영업이익 1조5311억원, 순이익 1조57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11년 이후 7년여 만에 최대 수준의 호실적이다.

그럼에도 포스코 주가는 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올해 2월 1일 장중 40만원을 찍었던 포스코 주가는 지난달 30일 24만6000원으로 하락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더불어 최 회장이 자신의 자리 보존과 정권의 코드를 맞추기 위해 45조원 투자와 2만명 고용 외에 어떠한 무리한 투자결정을 내릴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에서다.

이달 7일에는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기술투자 등이 고용노동부가 총 108억원 규모로 조성하는 사회적기업 모태펀드에 18억원을 출자하기도 했다. ‘자리의 정당성’을 얻기 위해 최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는 정부 압력에 더욱 취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 회장은 지난 5일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하고 작년보다 분기 현금배당금을 주당 500원 늘린 2000원으로 올렸지만 주가는 반등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포스코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11.05%)이다. 주가가 떨어질수록 국민의 노후생활 보장은 멀어지게 된다.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1년간 국민연금이 포스코에 대한 투자로 2조원가량의 누적 평가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국민연금의 포스코 ‘묻지마 투자’를 두고 안효준 기금운용본부장(CIO)은 “포트폴리오 투자 개념”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배경을 둘러싼 의혹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내년을 비롯해 향후 포스코 실적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지분상으로 포스코는 완전한 민간기업이지만 고용이나 세수 등의 이유로 정부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명현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원장은 “규제가 많은 금융, 통신 등 일부 산업 공기업은 민영화가 됐더라도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여론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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