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창출(8) -코리아 컨텐츠의 글로벌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칼럼 / 이호연 논설전문위원 / 2018-11-13 17: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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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슈타임)이호연 논설전문위원=대한민국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저성장 기조 고착화, 소득불균형, 높은 실업율과 낮은 취업률, 높은 자영업자 비율, 터지기 일보직전의 가계부채 문제 등 암울한 통계와 경제지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중 가장 심각한 문제는 일자리 문제일 것이다. 우리나라의 실업자 수는 112만명 수준인데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경제활동인구에 편입되는 인구수에 비해 우리 경제의 일자리 창출 여력이 부족한 까닭에 실업자 수는 계속 증가할 수밖에 없다. 이 중 중요한 문제는 청년실업자 문제와 은퇴를 시작한 베이비부머 세대 문제일 것이다.

 

우리 청년들의 지적 수준, 능력, 그리고, 일에 대한 열정은 세계 어느 국가와 비교하더라도 절대 우위에 있다. 영어 구사능력도 상당한 수준이다. 2017 한국의 사회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고교 졸업자의 고등교육기관 진학률은 68.9%이다. 고교 졸업자의 상급학교 진학률은 200582.1%까지 치솟았다가 계속 낮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런 고급인력들을 공시족으로 머물게 방치하거나, 니트족으로 알바생활이나 하면서 허송세월을 보내도록 놔두어서는 안 될 것이다. 석박사급 고학력 일자리 문제도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1955~63년 사이에 태어난 712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14.6%에 달한다. 전쟁은 겪지 않았지만, 혹독한 군사독재 시절과 치열한 민주화 투쟁, 급격한 경제성장 시대를 경험한 주역들이다. 이들이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은퇴하기 시작했다. 백세 시대를 맞이하면서, 기대 여명은 많이 남았지만 노후자금을 마련한 비중은 그리 높지 않다. 이른 바 낀 세대로서 부모공양과 자녀교육에 전력투구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아직도 일 할 능력과 의지는 충만한데, 마땅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안전망이 부실한 까닭에 이들이 자영업 창업 전선에 뛰어들게 된다면, 지독한 레드오션 경쟁에서 도태돼 퇴직금마저 소진하고 빚쟁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자칫 노인빈곤층으로의 추락을 막기 위해서라도 획기적인 일자리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수출을 통해 성장했다. 무역규모는 1조 달러 규모에 달한다. 2017년 기준 GNI 대비 수출입비율은 84.0%이다. 홍콩이나 싱가폴 등 일부 도시국가를 제외하면 세계 최고 수준이다. 미국이나 일본의 무역의존도는 35% 정도이다. 내수시장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수출을 해야만 지속가능할 수 있다. 이렇다 할 부존자원도 없이 고도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경제개발 초기 정치지도자들의 탁월한 통찰력도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우수한 인적자원 덕분이 컸다. 그런데, 이런 우수한 인적자원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실업상태에 놓여 있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저성장 기조가 지속되면서, 국내에서 대규모 일자리를 창출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그렇다면, 해외로 눈을 돌려야 할 것이다.

 

외국이 우리나라를 바라보는 시각은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우리는 정부 수립 3년 후 혹독한 내전을 겪었다. 500만명에 달하는 사상자가 발생했고, 국토는 잿더미로 변했다. 1953년 한국의 1인당 GDP 는 가나와 비슷한 수준인 73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불과 반세기만에 400배 넘게 증가했다. ‘한강의 기적이란 찬사를 받기에 충분할 것이다. 전 세계를 통틀어 이렇게 단 기간에 빈곤 탈출을 넘어, 선진국 문턱까지 진입한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개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개발 원조를 하는 나라, 차관자금도 극히 우수한 성적으로 모두 갚은 나라는 지구상에서 대한민국이 처음이다.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대한민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활발한 민주주의국가로서 인정을 받고 있다. 이런 까닭에 저개발국과 개발도상국들은 대한민국을 롤모델로 삼고, 대한민국의 개발경험과 민주화 성공과정을 배우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만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강점이다.

 

개발도상국들이 배우려하는 우리나라의 모든 것들이 코리아 컨텐츠이다. 문맹탈출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른 교육수준, 한국 도시 개발의 성공사례, 전국 방방곡곡의 울창한 산림, 수자원 개발 성공사례, 글로벌 대기업의 성공 사례, 새마을 운동을 통한 농촌 근대화 사례, 통일벼 개발을 통한 보릿고개 탈출, 부가가치세 제도의 안착사례, 세계 수준의 인천공항 여객/화물 수용 능력, 독일이 100년 이상 걸려 완성한 전 국민 건강보험을 15년 만에 완성한 경험, 세계 최고 수준의 공공 정보화 시스템, 사통팔달의 교통망, 대규모 항만시설, 개발 정책자금 금융시스템, 금융 인프라 등, 이 모든 것이 코리아 컨텐츠이다. 이런 컨텐트들이 우리에겐 당연하게 비춰질지도 모르지만, 개발도상국 모두가 부러워하고 배우길 원하고 있다. 우리 경제는 저개발국, 개발도상국, 그리고, 선진국으로 이어지는 스펙트럼 중 70% 수준에 자리를 잡고 있다. 개발도상국 입장에서 보면, 미국이나 일본을 따라 잡기에는 너무 멀기 때문에 대한민국을 가장 선호하는 벤치마킹 대상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해, 해외 부문을 통한 일자리 창출 제안을 해보고자 한다.

 

첫째, 개발도상국으로부터 공무원이나 유학생을 유치해 코리아 컨텐츠를 가르쳐야 할 것이다. 개발도상국 공무원이나 대학생들이 선호하는 커리큘럼을 마련하고, 이들에게 교육을 시켜야 할 것이다. 미국의 유학생은 100만명이 넘는다. 미국은 유학생 교육을 통해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외국 유학생들이 몇 년을 한국에서 공부하다 보면, 인맥도 두터워지게 될 것이다. 이들이 귀국을 하더라도 한국과의 인연 때문에 우리 경제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둘째, 개발도상국 대학들과 제휴를 해 코리아 컨텐츠 커리큘럼을 신설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한국어 교육만을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배우고 싶어 하는 대한민국의 컨텐츠 교육과정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코리아 컨텐츠에 대한 DB를 구축하고, 국내인력들에게 교육 훈련을 시켜 해외로 파견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셋째, 우리 중소기업들의 유휴 생산설비를 개발도상국에 플랜트 수출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개발 초기 외국과 기술도입계약 또는 합작계약을 체결해 공장을 건설해 가동했다. 생산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외국기술자를 초빙해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상당히 많은 수업료를 치러야 했다. 우리 눈에는 하잘 것 없는 것으로 보일지라도, 저개발국이나 개발도상국의 시각에서 보면 고난도의 기술일 수 있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부, 중소기업진흥공단, 그리고, 중소기업중앙회가 유기적으로 협력해 해외 플랜트 수출 활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가능하면, 우리의 공단 개발 경험을 살려 다양한 기업이 동시에 진출할 수 있는 한국 공단 조성 기회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넷째, ODA 프로그램을 발전시켜 국가개발 컨설팅사업으로 확대 개편해야 할 것이다. 감사원의 KOICA 중심의 ODA활동에 대한 감사보고서를 보면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나타나 있는 바, ODA 통합관리 전산시스템을 구축해 부정을 방지할 수 있는 시스템과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기껏 도와주고 욕을 먹을 일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각 국별로 ODA 센터를 설치하고, 한국과의 긴밀한 연락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우리 예산이 뒷받침된다면 무상 컨설팅을 할 수 있겠지만, 상대가 희망할 경우 유상 컨설팅 서비스 마케팅 활동도 적극 전개해야 할 것이다. 각국별 컨설팅 성공사례를 문서화 해 다른 나라에 쉽게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해당 국가에 파견돼 있는 태권도 사범, 선교사, 한상 또는 대기업 파견 직원들과도 원활한 협력 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일본은 ODA사업과 관련해 우리나라보다 10배 이상 많은 인력을 해외에 파견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EDCF 시스템 또는 국제금융기구의 차관자금과의 연계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ODA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완결됐다면, 상대 국가는 하드웨어 건설이나 시스템 개발 작업도 한국이 해 주길 희망할 것이다. 우리의 강점을 제대로 살린다면, UN이나 월드뱅크 등의 개발도상국 프로그램은 대한민국의 컨텐츠 중심으로 재편 될 것이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어느 재벌 총수의 말이 새롭게 들린다. 글로벌 시장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실업문제를 해결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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