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한 것을 현실로, 3D 프린터의 명과 암

경제/산업 / 곽정일 / 2018-07-30 16: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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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제품 즉시 제작...살상무기 제조 가능성 우려도
3D프린터.<사진=게티이미지>

(이슈타임)곽정일 기자=4차산업혁명시대 핵심인 3D 프린터를 두고 상상한 것을 현실화할 수 있다는 기대와 오남용에 대한 위험성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3D 프린터란 도면을 바탕으로 3차원 물체를 만들어내는 기계를 뜻한다. 가공의 용이성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초창기에는 대부분 플라스틱을 재료로 사용했지만, 점차 종이, 고무 콘크리트, 식품에 금속까지 재료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어 조형물 출력을 넘어 건축, 설계 등의 향후 잠재력이 풍부한 분야로 손꼽힌다.


◇ 다양한 제품을 그 자리에서 제작...부품 수급망 축소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그 자리에서 다양한 부품을 만들 수 있으므로, 여러 지역에서 부품을 만들어 공수해와야 하는 부품 수급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2011년 영국 사우샘프턴 대학교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비행기 SULSA를 최고 시속 160킬로미터로 날리는 데 성공했다. 날개 길이 2.1미터, 무게 3Kg의 SULSA는 날개와 액세스 해치 등 비행기의 모든 구조물을 3D 프린터로 만들고 동체 속에 400와트짜리 모터 엔진과 배터리를 얹어서 조립한 무인비행기다.


항공기 제조로 유명한 보잉사는 이미 2만 개 이상의 부품을 3D 프린터로 만들고 있다. 특히 보잉 787에 탑재된 GE 터보팬 제트엔진은 3D 프린터로 출력한 부품만 50개 이상이다. 에어버스는 "3D 프린트 기술을 업그레이드해 제트기의 날개와 부품들도 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 3D 프린터의 활약


3D 프린터는 의료, 음식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2002년 캘리포니아주립대학교에서 샴쌍둥이 분리수술이 22시간 만에 성공적으로 마쳐 화제가 됐다. 원래 이 수술은 100시간 가까이 걸릴 것이 예상됐는데, 수술을 집도한 헨리 가와모토(Henry Kawamoto)교수는 샴쌍둥이가 붙어 있는 부분을 MRI로 찍은 뒤 3차원으로 인쇄해 내장과 뼈가 다치지 않도록 3차원 인쇄물을 자르는 연습을 한 후 진짜 수술에 들어갔다.


2012년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소는 스파이스 바이트 프로젝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 프로젝트는 밀가루, 설탕, 지방으로 이뤄진 파우더에 카레, 계피, 파프리카, 생강을 첨가해 과자를 만드는 것인데 이 프로젝트에 3D 프린터가 사용됐다. 이 프로젝트로 만들어진 과자는 다양한 디자인으로 건강하면서도 맛있는 과자로 호평을 받았다.


◇ 악용가능성...살상무기 제조 우려


미국 CNN은 지난 19일(현지 시각) 미국 국무부가 총기 설계도를 인터넷으로 올리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2013년 자칭 무정부주의자인 미국인 코디 윌슨이 총기를 3D 프린터로 찍어낼 방법을 담은 설계도 파일을 인터넷에 공개했다가 문제가 된 것이다.


미국 정부는 곧바로 삭제를 명령했지만, 윌슨은 표현의 자유가 침해당했다며 정부를 제소했다. 미 정부는 윌슨 측과 합의했고 윌슨은 오는 8월부터 총기 설계도를 게시할 계획이다.


문제는 인터넷 특성상 총기 소지가 금지된 국가에서도 자유롭게 권총 설계도를 내려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CNN은 "3D 프린팅 총기를 규제하지 않고 발전시키면 언젠가 범죄의 영역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호드립슨 코넬 대학교 교수는 "안전에 관한 기준이 정해지지 않는다면 범죄자는 자신들의 불법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해 3D프린팅 기술을 적용하는 요령을 신속하게 습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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