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팔자가 상팔자라고요?" 존중과 배려가 사라진 혐오의 시대
- 펫 / 김담희 / 2017-11-06 19:28:46
반려동물 서비스가 발전하고 있는 가운데 동물들의 생명 존중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GettyImagesBank이매진스] |
'반려동물 인구 천만 시대'가 도래했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고 돌보는데 금전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사회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발맞춰 반려동물 시장도 크게 성장하고 있다. 농협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1조8000억원 규모에 달했으며 올해 2조 2900억, 오는 2020년에는 6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KGC인삼공사에서 홍삼 성분이 들어간 사료 지니펫을 선보이는가 하면 사람이 먹어도 될 수준의 하림펫푸드 '100% 휴먼그레이드' 사료가 출시 되는 등 반려동물 식품도 프리미엄 시장을 이뤄 총성없는 전쟁을 치루고 있다.
변화를 보이는 것은 사료 업계뿐만 아니다. 오랜 시간 집을 비우는 동안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애견호텔' 서비스나 반려동물과 이동 시 전문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펫택시' 등 반려동물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 상품들이 출시돼 괄목할 성적을 내고 있다.
최근 이러한 사회변화가 낯설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과거 집에서 남은 잔반을 섞어 밥으로 제공한 것에 비해 최근 반려동물을 자식으로 생각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 익숙하지 않은 것이다. '개 팔자가 상팔자' '동물 상위시대' 등과 같은 말로 변화한 사회 모습을 농담 삼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서비스의 발달 시작점이 ‘상팔자’ ‘상위시대’와 같은 수식어가 붙을 만큼 동물들의 생명 존중 인식이 높아진 것이 아니라 차별과 이해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시내버스의 경우 『서울시내버스 운송사업 운송약관』 제10조 제3호에 따라 크기가 작은 애완동물의 경우 운반 용기를 갖춘 경우에 탑승을 허용하고 있다. 고속버스나 시외버스의 경우 버스운송회사마다 운송약관과 영업지침에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동물과 동승을 금지하고 있다.
택시의 경우 운송사업자가 정한 운송 약관 또는 영업지침에 따라 반려동물과 동승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택시기사와 승객이 합의하거나 택시 운수사에 문의해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대형견을 키우는 보호자들은 자차가 아니고서야 반려동물과 함께 이동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일 수밖에 없다. 물론 소형 견종을 키우는 견주들에게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독일의 경우 대형견이라해도 케이지 없이 목줄만 한 채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개도 요금을 따로 내야 한다. 스웨덴은 지하철에 반려동물 전용 칸을 따로 구분해 별도의 요금을 지불하면 대형견종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물론 독일과 같은 유럽 국가에서는 반려동물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지키고 있어 동물이 위험하지 않다는 전제조건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걸 간과할 수 없다.
국내에서는 운송 회사의 재량에 맡기다 보니 반려동물과 함께 운송수단을 이용했다가 눈총을 받거나 탑승 거부를 겪은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펫택시와 같은 반려동물을 위한 전문 서비스를 찾는 반려인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반려동물 납골당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행법상 개인 소유의 땅이 아닌 곳에 반려동물의 사체를 매장할 수 없어 지정된 종량제 봉투에 담아 처리하거나 동물병원에서 의료폐기물과 함께 소각해야 한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키워온 반려동물을 폐기물로 구분해 사체를 처리한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다. 결국 많은 반려인들이 개별적인 화장 절차를 밟아 장례를 치르는 반려동물 납골당 서비스를 찾게 되는 것이다.
반려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비용을 더 지불하고 반려동물 전용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인데 극성스럽다는 반응이 돌아올 때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10년 째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다는 A씨는 "반려동물과 함께 외출할 때면 목줄을 채우고 배변봉투를 챙기는 등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비 반려인의 갈등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같다"며 "비 반려인은 동물을 혐오하기보다 다른 하나의 생명체로 존중해주고 반려인은 모든 사람이 공존 할 수 있도록 펫티켓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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