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도 떨어질 수 없어', 함께 자연사한 뉴질랜드 90대 부부
- 국제 / 정준기 / 2017-08-16 14:17:48
결혼 76주년을 맞은 90대 노부부가 한 날 자연사한 사연이 전해졌다.[사진=뉴질랜드 헤럴드] |
결혼 76주년을 맞은 뉴질랜드의 90대 부부가 불과 17시간의 시차를 두고 자연사했다.
뉴질랜드 헤럴드는 15일 북섬 템스에 사는 윌리엄(94)과 에바 대러(97) 부부가 지난주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바는 10일 자정 직후, 윌리엄은 17시간 뒤에 세상과 작별했다.
이들 부부의 딸 잰은 "아버지는 어머니 없이는 살고 싶어 하지 않았고 어머니도 아버지 없이는 살고 싶어 하지 않았다"며 "오래전부터 갈 때는 함께 가겠다는 말을 해왔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는 76년의 부부생활 동안 슬하에 6명의 자녀와 24명의 손자·손녀, 29명의 증손, 6명의 현손을 뒀다.
이들은 지난 1938년경 타이루아라는 시골 마을에서 만나 사랑에 빠졌다.
당시 에바는 부모의 잡화점 운영을 돕고 있었고 템스 인근 마을에 살던 윌리엄은 타이루아에 있는 한 목장으로 옮겨왔다.
첫눈에 반한 이들은 1941년 결혼했고 지난 7월까지 76년의 시간을 함께 했다.
잰은 부모님이 일 뿐 아니라 럭비와 가족, 사람들도 무척 좋아했다며 "부모님 집에는 항상 손님들이 끊이지 않고 들락거렸다. 바로 그런 게 부모님을 오랜 세월 살 수 있도록 해준 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에바는 건강이 좋지 않은 윌리엄을 돌보다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 하루 입원했다.
이후 두 사람 모두 건강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
가족들이 24시간 달라붙어 정성스레 보살폈지만 이들에게 주어진 작별의 시간은 일주일 밖에 되지 않았다.
에바가 숨을 거두고 단 17시간 만에 윌리엄이 그 뒤를 따랐다.
잰은 "아버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완벽한 신사였다. 우리가 뭔가를 해줄 때마다 반드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곤 했다"고 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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