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배선 연결 잘못으로 7년동안 옆집 전기비 1600만원 내줘 '황당'
- 경제/산업 / 김담희 / 2017-02-19 10:41:28
시공사 "피해액 50%만 부담해주겠다", 취재후에야 전액보상 약속
(이슈타임)김대일 기자=아파트 건설사 하자 공사로 다른사람의 전기요금을 1600만원이나 대신 내준 이모씨의 사연이 알려졌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롯데캐슬 아파트에 사는 이모(49)씨는 지난해 여름까지 7년동안 '옆집 전기요금'을 대신 내주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2009년 아파트에 입주한 이씨는 생활방식은 크게 바뀌지 않았는데 이전 아파트보다 전기요금이 많이 나온을 알게됐다. 처음에는 새 아파트가 더 넓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누진제에 걸려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까 걱정하며 에어컨 등 전기제품을 덜 쓰며 노력했는데도 요금은 줄지 않았다. 더위가 극심했던 지난해 여름, 이씨는 무더위를 참으며 전기제품 사용을 자제했다. 가족여행을 다녀오며 집을 비우기도 했지만 8월 한 달만 100만원이 넘는 전기요금이 부과됐다. 이씨는 집안의 모든 전기 사용을 멈추고 원인을 찾았다. 그 결과 상상도 못 한 곳에 이유가 있었다. 아파트를 건설할 때 내부배선을 잘못해 이씨의 집과 옆집의 전기계량기가 바뀌어 연결된 것이 줄지 않는 전기요금의 원인이었다. 203호에 사는 이씨는 204호 주민이 쓴 전기의 요금을 내고, 반대로 204호 입주민은 이씨네 집이 사용한 전기요금을 낸 것이다. 이씨와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계산해보니 이씨는 2009년 10월부터 2016년 8월까지 옆집 전기요금을 내주느라 1640여만원을 추가로 부담했다. 특히 여름철 이씨와 옆집 간 전기사용량 차이는 3배가 넘기도 했다. 전기요금이 많이 나온다고 느낀 이씨는 전기 사용을 줄이려 노력했지만, 생각보다 적은 요금을 물게 된 옆집은 전기 사용에 큰 부담이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씨의 요청을 받은 롯데건설은 시공 시 하자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작년 9월 계량기를 바로잡는 보수공사를 했다. 하지만 과다 납부한 요금을 보상해 달라는 요청에는 더 낸 요금의 30%만 위로금으로 지급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고 이씨는 전했다. 롯데건설은 이씨가 추가로 부담한 요금의 절반을 보상하겠다고 제안한 바 있다고 밝혔다. 건설사 잘못으로 큰돈을 손해 봤는데 일부만 물어주겠다고 한 것이다. 연합뉴스 취재가 시작되자 롯데건설은 뒤늦게 이씨에게 연락해 더 낸 전기요금 전액을 보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피해를 보신 분께 마음 깊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전액 보상 등 최대한 피해자의 입장에 귀 기울인 보상을 협의 중이다'고 말했다.
시공사의 배선연결 잘못으로 7년동안 다른사람의 전기세를 1600만원 더 내준 사실이 밝혀져 눈길을 끌었다.[사진=연합뉴스]
[ⓒ 프레스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