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함 성추행' 피해 중학생 전학...."아들 입에서 자살얘기 나와"
- 경제/산업 / 김담희 / 2016-11-28 09:48:36
"3층에서 뛰어내리려고 해 전학시키기로 마음먹었다"
(이슈타임)박상진 기자=청소함에 갇혀 성추행을 당한 피해학생이 결국 전학 조치가 취해졌다. 지난 24일 성추행 피해학생 A군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 처음 등교했다. A군은 지난 3월말 이 전 학교에서 같은 반 학생 10여명에게 성적추행과 물리적, 언어적 폭력을 당해왔다. 같은 반 아이들은 A군을 청소함에 밀어넣고 문을 막아선 뒤 한 명씩 번갈아 들어가서 성적 수치심을 주는 행동을 했다. 이런일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다음 쉬는 시간에도 되풀이됐고, 교사나 부모에게 이르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협박도 이어졌다. 지나가면서 툭툭 머리를 때리는가 하면 '장애인 XX'라는 욕설을 섞을 언어 폭력에 가정사까지 놀림거리로 삼았다. A군은 극도의 심리적 불안 증세를 보였고, 날이 갈수록 상태가 악화됐다. 나중에는 적응장애 진단까지 받았다. 결국 사건이 알려져 학교폭력대책 자치위원회와 지역위원회가 잇따라 열리고 가해 학생들이 출석정지 등 징계를 받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괴롭힘이 계속되자 B씨는 충북도교육청에 재심을 청구하고 가해 학생들의 전학 조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군 어머니 B씨(38)는 가해 학생 부모들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를 원했지만 '왜 고소를 취하하지 않느냐. 도대체 얼마를 원하느냐'는 반응 일색이었다고 했다. 그는 '가해자 부모나 학교로부터 바란 것은 '아이는 괜찮으냐, 치료는 잘 받고 있느냐'는 말 한마디였다'며 '따뜻한 사과와 위로는커녕 오히려 책임을 피해자한테 미루려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재발 방지 서약서와 서면 사과도 사건 발생 6개월도 더 지나 가까스로 받을 수 있었다. 한때 잠잠한 듯 보였던 집단 괴롭힘은 2학기 들어서 다시 수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물병에 이물질을 집어넣고 물을 마시라고 강요하는 일도 벌어졌다. 아들이 '자살, 죽음'이란 단어를 자주 꺼내고, 학교 3층 창문에서 뛰어내리려고까지 하자 B씨는 결국 아들을 전학시키기로 마음먹었다. 다행히 아들이 전학 간 학교는 문제를 감추기에 급급했던 예전 학교와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등교 첫날 학교를 다녀온 아이가 매우 행복해했어요. 예전 학교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다른 학생들에게 다 알려주고 협조를 구했답니다. 조회시간에는 아들을 직접 소개해주기도 했어요.' B씨는 '아이가 상황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너무 힘들었다'며 '학교 폭력이 일어나면 피해자 치유와 문제 해결을 위한 관심과 배려보다는 자신들의 안위를 먼저 걱정하는 교육당국의 태도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 학생이 전학조치가 돼 논란이 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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