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 최근 3개월간 마약사범 1000여명 사살

국제 / 박혜성 / 2016-08-12 15: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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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 정책 비판하는 유엔 인권 전문가에게 "집에 가서 잠이나 자라"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 후 3개월간 무려 1000명에 달하는 마약사범을 사살한 것으로 알려졌다.[사진=Guardian]

(이슈타임)윤지연 기자=필리핀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면서 최근 3개월 간 무려 1000명에 달하는 마약 용의자들이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피리핀 매체 ABS-CBN은 경찰 자료와 언론 보도 등을 취합해 두테르태 대통령의 대선 승리 다음 날인 지난 5월 10일부터 지금까지 사살된 마약 용의자가 972명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중 579명은 경찰 단속 과정에서 사살됐고 나머지는 자경단이나 괴한 등의 총에 맞아 숨졌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나흘 만에 마약 용의자들을 최소 30명 사살했고, 최근에는 마약 매매 연루 의혹이 있는 판사와 정치인 등의 명단까지 공개하는 등 전쟁을 정계와 공직사회로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가족과 지인이 억울하게 마약범으로 몰려 죽거나 살해 위협을 받고 있다는 하소연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필리핀 국내외 인권단체와 가톨릭계를 중심으로 '묻지 마' 식 마약 용의자 사살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AI)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용의자 사살 명령이 기본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무법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필리핀 가톨릭 주교회는 '가난 때문에 많은 사람이 돈을 벌려고 마약 매매에 손을 댄다'며 '그들에게 괜찮은 일자리를 주는 것이 마약 매매를 멈추게 하는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두테르테 대통령은 인권 침해 비판을 신경쓰지 않고 계속해서 마약과의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당선인 시절에도 자신의 강경 정책을 비판하는 유엔 인권전문가에게 '집에 가서 잠이나 자라'고 말한 바 있다.

최근에는 마약 용의자에 대한 체포 영장을 받는데 2~3개월, 판결에 최소 10년이 걸리는 비효율적인 사법체계에서 전국의 마약 용의자 60만 명에 대한 체포 영장 발부는 불가능에 가깝다며 자신의 범죄 척결 방식을 정당화하기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마약 소탕전이 이어지자 심지어 거물 마약상들은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에게 대통령 암살 의뢰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테르테 대통령과 로널드 델라로사 경찰청장은 '암살 위험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마약 소탕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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