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죽어있어요" 초등학생들 신고 무시한 경찰…이틀 지나서야 늦장대응
- 경제/산업 / 김담희 / 2016-07-07 13:26:45
신변을 비관하는 쪽지와 별다른 외상 발견 못해
(이슈타임)이진주 기자=초등학생들의 신고를 두번이나 무시한 경찰이 시신을 이틀간 방치하다 뒤늦게 수습한 사실이 알려졌다. 7일 충남지방경찰청 112상황실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5시40분쯤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3~4명이 한 학생의 휴대전화로 112에 "목 매 죽은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라고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충남청 112상황실 A경위는 학생들에게 위치를 물었고, 초등학생들은 논산시 논산읍 6개월 전 폐업한 한 마트 이름을 정확하게 말했다. 이어 A경위가 "경찰관을 출동시키겠다"고 말하자 이 초등학생은 "잘못 본 것 같기도 하고요. 확인하고 다시 전화드릴게요"라며 전화를 끊었다. 초등학생들은 8분뒤 같은 휴대전화로 다시 112에 전화했다. 학생들은 수화기 너머로 "니가 얘기해" "나는 보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얘기해?" "경찰아저씨가~" 라며 서로 통화를 미루면서 웅성거렸다. 이번 신고를 받은 B경위도 위치를 물었고, 학생들은 다시 그 마트 이름을 정확히 얘기했다. B경위는 학생들이 "경찰아저씨가~"라고 언급한 부분을 현장에 경찰관이 출동한 것으로 오해하고 "경찰관이 나갔으면 걱정말고 집에 가라"며 통화를 끝냈다. 전화를 받은 112 상황실 관계자들은 해당 경찰서에 상황을 전달하지 않고 출동 지령도 내리지 않았다. 이틀 뒤인 지난 6일 오후 2시쯤 마트 인근을 지나던 한 은행 직원으로부터 같은 내용의 신고가 들어왔고, 경찰은 그제야 출동 지령을 내렸다. 논산시 읍내의 폐업한 마트 내부에서 목매 숨진 30대 남성 C씨를 발견했다. C씨가 발견된 곳은 초등학생들이 신고했던 그 마트였다. 자신의 신변을 비관하는 메모가 발견됐고 별다른 외상이 없어 경찰은 C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첫 신고가 들어온지 44시간이 지나서야 어른의 신고를 받고 뒤늦은 조치가 이뤄진 것이다. 경찰은 신고자가 초등학생이라는 이유로 신고 내용을 허술하게 처리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만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우가 아니라 강력 사건이었다면 하마터면 "골든타임"을 놓칠 수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자가 초등학생이라는 점을 이해했어야 했는데 이 부분을 간과하고 경찰이 소홀하게 사건을 처리한 부분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7일 충남지방경찰청은 초등학생들의 신고 전화를 무시해 44시간이 지나서야 뒤늦게 사건을 수습하고 나섰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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