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이슈]"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롯데'의 마케팅 성공 전략 '벤치마킹'
- 금융 / 박혜성 / 2016-03-29 13:56:45
해태 껌 참고한 제품 통해 시장 진입 후 50년 전 수많은 성공 사례 배출
(이슈타임)박혜성 기자=최근 롯데백화점이 독일의 유명 브랜드 광고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롯데의 전통적 마케팅 전략인 '벤치마킹'이 다시 한번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5일 롯데는 서울 홍대에 위치한 영 스트리트 패션 전문점 '엘큐브' 오픈과 함께 세일을 알리는 지면광고를 종합일간지에 내보냈다. 광고에는 배우 박신혜가 붉은 색 반팔 블라우스와 와이드 팬츠를 입고, 하이힐을 신은 채 왼팔에 가방을 들고 있다. 이 광고는 독일 브랜드 에스까다의 광고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원본 광고 속 모델도 박신혜와 유사한 의상을 입고 등장한다. 심지어 손 동작과, 다리를 벌린 각도까지 놀랍도록 비슷하다. 일각에서는 양 측 광고가 지나치게 유사하다며 베끼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백화점 측은 '좋은 광고 모티브를 찾기 위해 여러 패션 브랜드의 화보를 참고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설명했다. 롯데의 이러한 벤치마킹 사례는 오래 전부터 존재해왔다. 대표적인 사례로 국민 과자로 불리는 '초코파이'를 들 수 있다. 1974년 오리온이 '초코파이'를 선보여 대박을 터트리자 5년 후 롯데는 이를 벤치마킹한 제품 '쵸코파이'를 판매했다. 이후 '초코파이'는 보통명사이기 때문에 상표화 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롯데는 기존의 '쵸코파이'를 '초코파이'로 변경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이렇듯 롯데제과는 롯데의 모기업답게 계열사 중에서도 특히 이러한 벤치마킹 전략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설립 때부터 롯데제과는 당시 해태의 주력 제품이었던 풍선껌을 참고한 제품들을 내놓으며 성장했고, 이후 50여년에 걸쳐 암바사를 벤치마킹한 밀키스, 글라소 비타민워터를 참고한 데일리C 비타민워터를 비롯해 레드불'핫식스, 비타500'비타파워, 메로나'멜로니아, 비락식혜'잔치집 식혜 등 무수히 많은 벤치마킹으로 성공 신화를 이룩했다. 물론 롯데라고 해서 항상 이러한 전략을 성공시킨 것은 아니다. 지난 2014년 롯데제과는 빼빼로데이를 맞아 한정판 '빼빼로 프리미어'를 선보였다가 일본 제과업체 에자키글리코로부터 디자인권 침해금지 청구소송을 당해 패소했다. 크라운제과의 과자 '못말리는 신짱'을 참고한 '크레용 신짱' 또한 상표사용금지 가처분소송에서 패소해 제품명을 '크레용 울트라짱'으로 바꾸기도 했다. 벤치마킹에 대한 소송전이 잇따르자 일각에서는 롯데가 단기 수익만을 목표로 상품 베끼기에만 열을 올리다 보면 다른 업체들 역시 이 흐름에 편승해 모든 제품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 그럼에도 롯데가 벤치마킹을 고수하는 것은 이 전략이 투자 대비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기 때문이다. 롯데제과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기준 롯데의 이익잉여금처분액 중 연구 및 인력 개발준비금은 100억원으로, 매출액(1조6101억 원)의 0.62%에 불과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롯데제과가 수천억 원대의 매출을 올렸음에도 제품 연구 개발엔 1%도 투자하지 않을 정도로 인색하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식품업체가 공멸 위기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롯데제과 측은 '벤치마킹 전략을 구사한 것은 과거의 일일 뿐'이라며 '지금은 보편적인 마케팅 기법으로 문제가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롯데는 연구 개발 대신 벤치마킹과 막강한 유통망을 이용해 식음료업계를 정복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전략을 발판 삼아 국내 재계 5위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만큼 롯데는 앞으로도 벤치마킹을 통한 성공신화를 써나갈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이 독일의 유명 브랜드 광고를 벤치마킹한 신문 광고를 선보였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롯데가 벤치마킹한 제품 사례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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