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에 지난해 3000만원 기부했던 부부…기부금만 주고 곧바로 떠나
(이슈타임)윤지연 기자="올해는 형편이 어려워 1000만원만 기부하게 됐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주세요."

지난 18일 오전 10시께 경남 김해시청 시민복지과를 찾은 다소 남루한 차림의 60대 노부부가 사회복지 담당자를 찾아 성금 봉투를 내밀며 남긴 말이다.

사회복지 담당자는 순간, 이 노부부가 지난해 12월에도 사무실을 찾아와 3000만원이 든 봉투를 놓고 "좋은 일에 써달라"며 황급하게 떠났던 기부천사임을 알아챘다.

노부부는 시 담당자에게 부산에 살고 있다는 것만 밝혔다.

이 부부는 "올해는 경기가 좋지 않고 가계 형편도 좀 어려워져 기부 금액이 지난해보다 부족해 미안하다"고 전했다.

부산에 사는 이 부부가 굳이 김해까지 와 성금을 전달한 것은 부산에선 혹시라도 얼굴이 알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인듯 했다.

담당자가 감사 인사를 전하는 순간 노부부는 자리에서 서둘러 일어났다.

따뜻한 차라도 한잔 드시고 가야 한다는 담당자의 말에도 손사래를 치며 급히 떠났다.

남은 것은 노부부가 남긴 한없이 밝았던 미소 한 자락. 시청 주무과 직원들은 이 노부부 천사의 짧은 방문에 가슴이 뭉클했다.

이날 노부부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이현조 시민복지과장은 "감사 인사조차 제대로 나누지 못했는데 서둘러 사무실을 나서 미안했다"며 "우리 사회에 아직 이런 분들이 있어 따뜻하고 행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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