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기업 "미국 강제징용, 미안하다"…한국 언급 없어

경제/산업 / 김담희 / 2015-07-16 11: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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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의 이중성 보여…누리꾼들 분노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 머티리얼'이 과거 미국인 강제노역에 대해 사과했다.[사진=U.S. Marine Corps]


(이슈타임)김현진 기자=일본 대기업에서 과거 미국인 강제징용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했지만 한국인 강제징용에 대해선 아직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누리꾼들의 분노를 샀다.

일본 대기업 미쓰비시(三菱) 머티리얼이 2차대전 당시 강제노동에 징용된 미군 포로들에 대해 공식 사과한다고 AP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통신은 미쓰비시 측의 방침을 '역사적인 사과'로 평가하면서 다음달 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앞두고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태도를 둘러싼 비난 여론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유대인 인권단체 '시몬 비젠탈 센터'에 따르면 미쓰비시 머티리얼의 기무라히카루 최고중역을 비롯한 대표단이 이번 주말 미국에서 징용 피해자인 제임스 머피(94)를 만나 공식 사과할 예정이다.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대기업의 공식 사과는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몬 비젠탈 센터의 부소장이자 랍비인 에이브러햄 쿠퍼는 '내가 아는 한 이번 사과는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될 것'이라면서 '일본 대기업이 이런 표현을 한 것은 이번이 최초이며, 다른 기업들도 동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전신인 미쓰비시 광업에 과거 한국인을 무더기로 강제노동에 동원한 바 있는데도 이에 대한 사과나 배상에 대해서는 알려진 사례가 없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2차대전 태평양 전쟁 당시 1만2000여명의 미군 포로가 일본으로 이송돼 탄광이나 공장 등 모두 50여곳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10% 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한다.

미쓰비시 머티리얼은 회사 전신인 미쓰비시 광업 시절에 900여명의 미군 포로를 4곳에서 강제노역 시킨 것에 대해 사과의 뜻을 표명할 예정이다.

이 회사에서 노역한 미군 포로 가운데 소재가 확인된 생존자는 2명이지만, 건강 문제로 머피만 사과행사에 참석키로 했다.

필리핀에서 일본군에 붙잡혀 탄광 등에 강제 노역한 머피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경험은 공포 그 자체였다. 음식도, 의약품도, 옷도, 위생시설도 없는 노예생활이었다'라고 회상한 뒤 사과 소식에 대해선 '커다란 일'이라고 평가했다.

미쓰비시 대표단은 공식 사과와 별도로 버지니아 서부의 웰스버그에 위치한 박물관을 찾아 미군 포로들을 추모하고, 이 박물관의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한 기부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주미 일본대사관 오타카 마사토 대변인은 '사과는 미쓰비시 머티리얼의 결단이며 일본 정부는 관여한 바 없다'고 설명해다. 일본 정부는 미국인 포로 징용 문제에 대해 지난 2009년과 2010년 공식 사과 한 바 있다.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일본이 하는 짓이 참 씁쓸하다', '이중성이다', '우리나라 피해자들에게도 사과해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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