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은 누구편인가?

칼럼 / 김요한 / 2021-11-30 14: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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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사진=경기도청)

 

김요한 새물결플러스 대표= 사실 언론 지형이 최소 3(이재명) 대 7(윤석열) 정도만 되어도 이번 선거는 이재명이 주도할 수 있는 선거다.


지난 한 주에 국한해서 평가한다면 이재명과 윤석열 간에는 큰 차이가 났다.


1. 이재명이 있는 곳에는 사람들이 몰려들지만, 윤석열은 사람들을 찾아다녀야 했다.
2. 이재명이 사방을 누비는 동안 윤석열은 식당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한 주를 보냈다.
3. 이재명 캠프는 속도전에 맞게 실용적으로 재구성되고 있지만, 윤석열 캠프는 덩치 위주로 가고 있다. 자연히 자리 다툼이 벌어진다.
4. 이재명 주변에는 젊고 발랄하며 창의적인 마인드를 가진 자원봉사자들이 넘치지만, 윤석열 주변에는 아날로그 선거전 경험이 풍부한 늙은이들로 북적댄다.
5. 이재명을 위해 자원봉사하는 사진작가들 덕분에 사진의 질 자체가 틀리다. 이재명의 사진은 화사하고 역동적인 반면 윤석열의 사진은 칙칙하다.
6. 이재명의 메시지는 명쾌하지만, 윤석열은 입을 다물고 있어도 문제, 입을 열어도 문제다.
7. 이재명의 리스크는 본인의 과거 행적에 대한 일부 오해, 일부 사실과 현 정권에 대한 대중의 반감이며, 윤석열의 리스크는 소위 본부장 리스크라 불리는 것이다.


이재명의 과오와 약점은 이미 거의 다 드러났지만, 윤석열의 본부장 비리 혐의는 어떤 이의 분석에 의하면 무려 140여가지나 된다고 한다.


아직 검증이 제대로 시작도 안된 셈이다.
사실 이 정도 차이면 이재명이 벌써 10% 정도 앞서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거꾸로다.
윤석열이 근소하게마나 이기고 있다.
물론 다음 주 정도에 뒤집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어쨌거나 지난 주까지는 윤석열이 앞섰다.


가장 큰 이유는 언론 지형도가 너무 나쁘다.
통상 과거의 중요 선거에서 진보 진영은 언론의 도움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그래서 늘 '기울어진 운동장'이란 표현으로 언론에 대한 서운함을 내비쳤다.
헌데 이번 선거는 이재명 입장에서는 아예 '운동장' 자체가 없어보인다.
언론이 이재명의 리스크는 과도하고 집요하게 보도를 하고, 윤석열의 그것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니, 지지율의 큰 변화가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여기에 현 정부에 실망하고 분노한 사람들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것도 이재명에게는 힘겹게 넘어야 할 산이다.


만약 10일 후에 선거를 치른다면 이재명이 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다행히 아직 선거가 100일이나 남았다.
디지털 시대에 100일은 적지 않은 시간이다.


그럼 남은 100일 동안 무엇을 해야 할까?


첫째는 '겸손한 태도'를 진심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민주당이 집권한 4년 반이 기대치에 한참 못미쳤다는 것을 적극 인정하고 잘못을 구하는 것이다.
구차하게 변명하지 말고 고개를 숙이고 엎드리고 또 엎드려라.


둘째는 윤석열의 비리와 부패 혐의를 철저하고 광범위하게 공개하고 고발하는 것이다. 옛말에 가랑비에 옷이 젖는다 했다. 매 앞에 장사 없다고 했다.
가냘픈 물방울이 거대한 바위를 쪼개는 법이다.
결국 윤석열 일가가 가야할 곳은 감옥이다.


셋째는 국민들이 진심으로 가려워하는 곳을 올바로 진단하고 찾아서 해결을 약속하는 것이다.


내가 사석에서 늘 하는 비유가 있다.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가?
가령 부부가 침대에 누워 있는데 아내가 등이 가려워서 남편보고 긁어달라고 했더니 남편이 엉뚱하게 다리를 긁어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감정이 상해서 부부싸움 밖에 더 할 게 없다.
문재인 정부가 잘한 일도 있지만 결정적으로 실패한 지점이 위의 비유 같은 것이다.
국민들이 가려운 부분이 있는데 툭하면 엉뚱한 부위를 긁어주면서 잘한다고 생각하니, 국민들 입장에서는 억장이 터지는 것이다.


이재명은 국민의 아프고 가려운 부분을 정확히 진단해서 올바른 처방을 내놔야 한다.
여의도 정치가 아닌 지자체장으로 겪은 행정 경험이 있으니, 내 말이 무슨 뜻인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우리가 젊은 시절만 해도 늘 홍콩 영화, 헐리우드 영화, 일본 만화 등을 수입해서 소비하는 게 문화생활의 전부였다. 

그러던 나라가 어느 순간 한류 타이틀을 앞세워 음악, 영화 등에서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나라가 되었다. 

덩달아 국민들도 스토리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좋은 콘텐츠와 스토리가 가미되면 '흥'을 낼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이재명이 이기고 싶으면 스토리와 흥을 만들어내면 된다.
젊고 창의적인 인재들을 앞세워 가는 곳마다, 만나는 사람마다 기억에 남을 만한 스토리들을 만들어주며 흥을 돋구워 온라인 공간에 퍼트리면 된다.
반대로 국힘당은 죽었다 깨어나도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이 없다.
낡고 늙고 둔한 정당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낡고 늙은 정당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이재명과 민주당은 지금 본인들이 예뻐서, 잘해서 많은 국민들이 여전히 지지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선거 당일날까지 절대 명심해야 한다.
오히려 국힘당이 워낙 못해서, 아니 민주당이 아무리 미워도 그렇다고 국힘당 따위에게 나라의 장래를 넘겨줄 수 없어서, 그래서 이를 악물고 이재명과 민주당을 편들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혹 여론조사에서 약간 앞서게 된다 해도 결코 경거망동하지 말고 내년 3월 9일까지 겸손하고 또 겸손하고 또 겸손한 자세로 선거를 치르길 바란다.


이 글을 쓰는 나도 민주당이 좋아서가 아니라 윤석열이 싫어서 매일 같이 이렇게나마 선거를 돕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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