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대장군지, 삼별초 대몽항쟁기 건물군 실체 확인
- 경남 / 정재학 기자 / 2025-10-22 10:53:26
▲남해군이 삼별초의 대몽항쟁기 거점으로 알려진 남해 대장군지에서 고려시대 대형 건물군의 실체를 새롭게 확인했다. (사진=남해군) |
남해군은 오는 27일(월) 오후 3시, 서면 서호리 산 178-1번지 일원에 위치한 대장군지 발굴조사 현장에서 군민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현장공개 설명회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남해군이 경남연구원(원장 오동호)에 의뢰해 지난 6월부터 진행해 온 정밀 발굴사업의 일환이다.
군은 이번 조사를 통해 대장군지의 역사적 실체를 규명하고, 국가유산 지정을 위한 기초 학술 자료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발굴에서는 삼별초 대몽항쟁기 거점지였던 진도 용장성과 유사한 구조의 고려시대 건물군이 확인됐다. 특히 건물 배치와 대형 축대의 구성 방식이 용장성과 매우 흡사한 점이 주목된다.
남해 대장군지는 『고려사』에 삼별초 대장군 유존혁(劉存奕)이 1270년 남해현을 거점으로 약 80여 척의 선단을 이끌고 항몽 활동을 벌였다는 기록으로 유명하다. 그동안 여러 차례의 시굴조사와 학술대회를 통해 유적의 성격이 논의돼왔지만, 이번 발굴을 통해 항몽기 유적의 구체적인 구조와 성격이 밝혀진 것은 처음이다.
조사 결과, 계단식으로 조성된 5개 단의 대지 위에서 △고려 중기 건물지 △13세기 대몽항쟁기 확장 건물군 △15세기 조선 전기 건물지 등 세 시기의 건축층이 연속적으로 확인됐다. 세 차례 개축이 이루어진 점은 남해 대장군지가 장기간 지역 중심지로 활용되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항몽기 건물군에서는 계단, 중정(안마당), 답도(踏道) 등의 구조가 명확히 드러났으며, 발굴된 유물로는 13세기 제작된 청자 잔탁·상감문병, 관아나 사찰에서 사용된 귀목문 막새·전돌, 그리고 ‘香得(향득)’ 명문 기와 등이 포함돼 당시의 건물 성격을 뒷받침한다. 이로써 대몽항쟁기 이전부터 해당 지역에 불교 사찰 건물이 존재했음이 확인됐다.
또한 상층부에서는 조선 전기의 연화문 막새, 분청사기 인화무늬 접시 등이 출토돼, 조선 초기 대장군지가 대대적으로 개축된 사실도 드러났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남해 대장군지는 진도와 제주와 함께 삼별초 항몽의 역사를 잇는 핵심 유적으로, 이번 발굴로 그 실체가 명확히 드러났다”며 “남해가 호국성지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체계적인 보존과 연구, 활용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남해군은 이번 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경상남도 기념물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유적의 체계적 보존·관리 방안과 함께 지역 교육 및 문화 관광 자원으로의 활용 계획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현장 공개 설명회는 별도의 사전 신청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남해군청 문화체육과 문화유산팀(055-860-8634)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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