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신종자본증권 발행 러쉬…왜?

금융 / 김혜리 / 2019-03-19 18: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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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높지만 원금 손실 발생 가능성 높아
<사진=게티이미지 뱅크>
(이슈타임)김혜리 기자=최근 시중은행이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하이리스크` 상품인 신종자본증권을 잇달아 발행하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3000억원 규모의 원화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10월 발행한 2000억원(연 3.7%)보다 많은 규모다.

하나금융지주도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큰 폭으로 늘려나가고 있다. 지난 1월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까지 합산하면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발행 신종자본증권 발행액 잔액은 1조2803억원에 달한다. 2017년 12월 해당 증권 잔고는 4437억원에 불과했으나 1년여 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수협은행은 2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수협은행은 작년 5월 말 처음으로 1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바 있다.

이처럼 은행과 금융지주는 바젤Ⅲ 자본규제 강화에 따라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지속적으로 발행해 왔다. 특히 기본자본인 신종자본증권은 지난해 발행규모가 전년 대비 두 배가량 급증해 잔액만 약 18조6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적 성격을 가졌다. 채권과 같이 일정한 이자가 지급되고, 특정 시점에 콜옵션 행사를 통해 원금이 상환될 수도 있다. 통상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BIS가 일반은행에 권고하는 자기자본비율 수치. 8% 이상을 안정, 13% 이상 잠정치) 산정 때, 기본자본인 신종자본증권은 은행들이 BIS 비율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2013년 바젤Ⅲ가 도입되면서 기존 바젤Ⅱ에 맞춰 발행된 기존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권은 매년 10%씩 은행의 자본인정 한도에서 빠지게 됐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하락하는 BIS 비율을 막기 위해 신종자본증권과 후순위채를 발행해 자본비율을 높이고 있다. 후순위채보다 신종자본증권 발행 규모가 커지는 이유는 신종자본증권은 기본자본으로 인정받지만, 후순위채는 보완자본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IBK기업은행은 신종자본증권 3500억원 발행으로 BIS 비율이 0.21%포인트 개선되는 효과를 누렸다. 수협은행도 올해 공적자금 상환을 위한 배당액으로 1300억원이 이익잉여금으로 빠지게 되면서 BIS 비율이 0.6%포인트 하락한 것에 대한 조치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하지만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지난해 진행한 금융상품의 표시 회계기준(IAS32) 토론에 따라, 회계기준이 변경되면 현재 발행되는 신종자본증권이 부채로 전환될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기업평가는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이들 증권이 부채로 전환될 경우 금융지주의 부채비율 상승 폭은 8.1%포인트 늘어나고, 은행의 경우 107.6%포인트 폭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종자본증권이 3~4%대의 높은 금리로 책정돼 발행기관 입장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는 것이다. 또 고금리인 대신 상환순위가 뒤로 밀리거나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투자자로서도 위험도가 적지 않다.

한국회계기준원 관계자는 "아직 회계 기준이 변경됐다고 확정된 바는 없다"며 "신종자본증권이 부채로 변경된다 하더라도 일정 시간 이후 적용될 예정이라 발행사가 대처할 시간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의 건전성을 고려하면 리스크 요인들의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면서도 "신종자본증권에 내재한 위험성에 대해 충분한 사전 인지와 평가가 이루어진다면 매력적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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