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신남방정책 활성화…동남아 '메리트'는?

금융 / 김혜리 / 2019-02-21 17:2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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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가능성 큰 시장…핀테크로 수익 모델 다각화까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슈타임)김혜리 기자=은행이 동남아 진출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1993년 제일은행과 조흥은행이 동남아 시장에 첫발을 디딘 이후 근래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힘을 얻어 가속도가 붙은 것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허인 KB국민은행장은 지난 18일과 20일 각각 인도와 베트남에 방문해 인도 1호 지점인 `인도 구루그람지점`과 베트남 하노이 지점 개점식에 참석했다.

이대훈 NH농협은행장도 지난 6일 베트남을 찾아 경영환경을 점검하는 등 금융라인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오는 21일부터 28일까지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 출장길에 올라 3국 영업여건을 점검하고 신규 진출 등을 강화한다.

다음 달 중순에는 KOTRA가 국내 기업의 동남아 시장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말레이시아-캄보디아 경제사절단 파견`이 예정돼 있다. 여기에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을 포함해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김도진 IBK기업은행장 등이 동남아 출장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성장잠재력 큰 동남아…정부 지원 뒷받침

정부는 지난해부터 금융사들의 동남아 진출의 포석을 깔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동남아 순방에서 `신남방정책`을 천명하며 동남아 주요국과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작년 3월 금융 분야 신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인 베트남을 방문해 한국 금융사에 대한 지원과 협조를 약속했다.

동남아시아는 산업계에서 일찍이 중국 시장을 대체할 `블루 오션`으로 여겨져 왔다. 특히 주요 5개국인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은 `ASEAN-5`로 불리며 합계 6억에 육박하는 인구를 가진 시장이다. 게다가 30세 미만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것도 동남아 시장의 메리트로 꼽힌다.

이에 시중은행은 포화 상태인 국내 시장을 벗어나 성장잠재력이 풍부한 동남아 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에서 예금금리를 뺀 값)는 한국보다 2배에서 많게는 3배까지 높아 수익률도 높다. 은행권 관계자는 "국내 은행이 많이 진출해 있는 베트남의 경우 여신 건전성이 뛰어나 신흥국 리스크가 적은 편"이라며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고 가계대출 억제를 위한 당국의 규제 강화로 은행이 국내 영업의 힘들어진 만큼 은행 입장에서는 동남아 시장이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 수익 다각화 계획…디지털로 앞선다

은행권은 동남아에서도 핀테크를 필두로 수익 다각화를 위한 디지털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7일 차량 공유업체 그랩(Grab) 캄보디아 법인과 드라이버 대상 전용 금융상품을 제공하기 위한 양해각서(MOU)을 체결했다. 그랩은 동남아시아 336개 도시에 서비스를 운영하는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업체로 2017년 캄보디아 진출을 통해 차량공유 서비스와 기업고객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 지난달 22일 베트남 1위 부동산 모바일 플랫폼 `렌트 익스프레스`를 운영하는 패션프루트와 MOU를 맺었다. 우리은행과 패션푸르트는 6월쯤 베트남 내 한국인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 뒤, 베트남 현지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인도본부는 지난달 한국계 은행 최초로 디지털 혁신상품 `디지털 팩토링론(DFL·Digital Factoring Loan)`을 출시했다. `디지털 팩토링 론`은 현지 우량 구매기업과 판매기업 간 거래에서 발생한 매출채권을 할인 매입하는 운전자금 지원 상품으로, 고객 확인부터 대출 실행·상환까지 모든 과정이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이어 베트남에서는 현지 1위 모바일간편결제 업체인 모모와 손잡고 핀테크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모모`의 가입자 수는 1000만명(2019년 1월 기준)으로 현지 4대 은행 가입 고객과 맞먹을 정도로 급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신한은 부동산 플랫폼 `무하반나닷`과도 서비스 출시 계약을 체결했다. 

KEB하나은행도 22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네이버 라인(LINE)과 손잡고 인도네시아 시장 개척에 나섰다. 젊은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모바일금융서비스인 `라인뱅크`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에는 인도네시아 P2P 업체인 크레딧핀타르(Kredit Pintar)와의 협력을 통해 일반 신용대출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한국 금융에 대한 동남아 시장의 이미지가 좋다"며 "핀테크를 활용한 시장 개척으로 `금융 수출`뿐만 아니라 동남아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금융서비스를 지원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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