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하락에 경제 '빨간불'…극복 방안은?

경제/산업 / 곽정일 / 2018-11-28 11:21:56
  • 카카오톡 보내기
소득주도성장 성패여부 판단은 성급
소비자 지갑 열려면 일자리부터 줘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슈타임)곽정일 기자=기업들의 경기 전망과 소비심리가 하락하면서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온 가운데 일각에서는 극복방안을 고심할 때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이 지난 27일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12월 전망치는 88.7을 기록했다. BSI 전망치는 100을 기준으로 100을 넘으면 향후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고 100을 못 넘으면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뜻이다.

한경연은 주력 제조업의 부진으로 기업들에 경기 비관론이 퍼진 것으로 진단했다. 한경연은 "기업들은 2%대 저성장의 고착화와 금리 인상, 민간소비 둔화 등 전반적인 경기 불황이 부정적 경기 전망의 주요 이유라고 응답했다"며 "자동차·조선·철강 등 전후방 산업에 파급효과가 큰 기반산업의 지속적인 침체도 경기전망 악화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심리도 주저 앉았다. 같은 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보다 3.5% 포인트 하락한 96.0이다. CCSI는 소비자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것으로 기준값이 100보다 낮으면 소비자가 경기를 비관적으로 봐서 지갑을 열지 않는다는 의미다. 

한은 측은 "미·중 무역분쟁 지속에 따른 국내외 경기 둔화 우려, 고용지표 부진, 주가 하락 등으로 경기 관련 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생활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가계 재정 상황 관련 지수도 약세를 보이며 소비자심리지수가 하락했다"고 말했다.

◇ 만나는 기업마다 죽는소리, `올해는 어떻게 버텼는데 내년엔…`

"올해는 그래도 흑자가 나와서 버티는데 누구도 축하하는 분위기가 아니에요."

한 대기업 관계자 A씨가 기자에게 밝힌 내용이다. A씨는 "올해는 어떻게 흑자가 나왔다. 수주도 어느 정도 나오고, 다른 사업분야에서도 어느 정도 뒷받침이 되면서 매출이 상당 부분 발생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A씨는 "근데 축하를 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오히려 걱정이 확산되는 분위기"라며 "내년에 매출의 큰 몫을 차지하는 수주 물량이 확 떨어졌다. 내년에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기업 관계자 B씨도 "좋은 상황이라고는 할 수 없다"면서 "간신히 적자는 면했지만, 전반적으로 매출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B씨는 "아무리 할인 행사를 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해도 매출이 신통치 않은 것이 사실"이라며 "기존에 받쳐주던 매출이 나와야 다른 사업분야에 투자하면서 붐을 일으킬 텐데, 상품이 팔리질 않으니 결국 계획 사업 철회하고 추진 중이던 사업도 접는 분위기다. 내년에는 더 악화될 것 같아서 문제"라고 전했다.

◇ 단순히 정부 탓? '지갑 열려면 돈이 있어야'

야당을 비롯해 기성 언론들은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정책 탓으로 돌리고 있는 모양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 여파로 일자리 부족, 저성장과 같은 부정적 요인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외국에서 새로운 삶과 가능성을 찾는 탈한국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27일 논평을 통해 "자영업자 폐업과 청년들 일자리 부족으로 실의에 빠진 것이 대통령이 말하는 사람 중심의 경제인가"반문하며 "문 대통령은 국민의 `혈압상승 유발자`가 되기로 한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언론들도 앞다퉈 정부의 `최저임금 상승`정책을 주요 원인으로 꼽으며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잘못됐음을 비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문제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는다. 

익명을 요구한 모 대학 경제학과 K교수는 이슈타임과의 통화에서 "소비자 지갑이 열리려면 돈이 있어야 하고 돈이 있으려면 일을 해야 한다"며 "문재인 정부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했고 실제로 국회에 일자리 추경예산 등을 제출했다. 그런데 번번이 `세금 낭비`, `포퓰리즘`이라며 발목잡은 것이 야당 아니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최저임금인상을 이야기하는데 소비자의 지갑이 열리면 수요가 늘어나고 수요가 늘어나면 가게도 소득이 늘어나면서 당연히 다시 사람을 채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물론 최저임금인상으로 인한 여파가 없었다고 볼 수 없지만 그게 다 `정부 탓`으로 몰아가는 것은 분명히 문제가 있는 시각이다. 소득주도성장의 성공·실패 여부는 제대로 정책이 시행되게 하고 나서 살펴볼 문제"라고 강조했다.


 

[ⓒ 프레스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댓글 0

댓글쓰기
  • 이 름
  • 비밀번호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