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계 보험사 50% "IFRS 17, 보험회사 자본비용 줄이는 데 도움 안돼"

금융 / 김혜리 / 2018-08-16 11: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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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IFRS 17 이미 실행 단계 진입했다"

<사진=보험연구원 제공>

[이슈타임 = 김혜리 기자]오는 2021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기준(IFRS 17)이 가시권에 들어오면서 유럽의 IFRS 17 도입 과정이 주목을 받고 있다. 

 

16일 유럽재무보고자문그룹(EFRAG)에 따르면, IFRS 17 채택에 대한 경제적 영향분석을 위해 EFRAG이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 회사 중 50%가 IFRS 17 적용이 보험회사의 자본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IFRS 17은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보험회사 재무보고의 국가·산업 간 비교가능성 제고 및 질적 향상을 목적으로 제정한 회계기준이다.

IFRS 17이 시행되면 보험사의 부채평가 기준은 원가에서 시가로 바뀐다. 통상 보험사는 미래 고객에게 지급할 보험금의 일부를 적립금(부채의 일종)으로 쌓아두는데, IFRS 17이 적용 이후에는 회계작성 시점의 금리를 토대로 적립금을 계산해야 한다.

가령 10%대 수익을 보장하는 저축성 보험을 팔았다면, 기존에는 지급시점까지 10%대 수익을 가정하고 적립금을 쌓았지만 앞으로는 현재의 저금리로 크게 줄어드는 운용수익을 감안해 더 많은 적립금을 쌓아야 하는 것이다.

보험연구원은 IFRS 17 도입에 따라 국내 생명보험사들의 부채가 42조원 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EU는 IFRS 17 도입에 따른 이같은 충격을 면밀히 검토하기 위해 유럽재무보고자문그룹(European Financial Reporting Advisory Group, EFRAG)을 운영해왔다.

EFRAG에 응답한 49곳의 유럽계 보험회사 중 약 20%만이 IFRS 17의 실행 단계에 진입하고, 50% 이상은 영향평가를 시작하거나 영향평가를 마친 후 실행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회사의 약 50%는 IFRS 17 적용이 보험산업에 대한 자본공급자와 투자자의 이해를 향상시킨다고 답변했지만, 그 이외의 이해관계자들의 이해를 향상시키지 못한다고 말했다.

EFRAG는 "보험산업에 대한 자본공급자와 투자자 이외 이해관계자들의 이해를 향상시키지 못하는 주요 이유는 기준서의 복잡성(Complexity)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유럽 보험사들은 IFRS 17 적용일정 측면에서 보험회사와 회계감사인 간 합의를 이루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계리사, 회계사, IT 전문가 등 IFRS 17을 준비하기 위한 보험업권의 인적자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국내 보험사 관계자는 "IFRS 17에 대비한 자본확충 방안으로, 채권 형태로 발행되지만 자본으로 인정받는 신종자본증권이나 후순위채 발행에 나서는 등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해외 사례를 분석해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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