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현화 "성범죄는 가해자 잘못, 피해자의 잘못은 아냐"

연예 / 김담희 / 2016-06-27 10:4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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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후에 심한 인격모독, 허위사실을 적은 댓글은 고소할 예정이다"
배우 곽현화가 감독을 고소한 건과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경을 밝혔다.[사진=곽현화 SNS]


(이슈타임)강보선 기자=사전 상의 없이 영화 속 노출신을 공개한 영화감독을 고소한 배우 곽현화가 자신의 SNS에 심경을 밝혔다.

그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송하는 몇 년 동안 너무 힘들어서 사람들이 뭐라고 떠들든 일정 신경쓰지 말자고 생각했다"면서 "말의 힘이란 것이 얼마나 강한지, 한 줄의 댓글이 사람에게 얼마나 상처를 줄 수 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고 글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 2012년 영화를 촬영하면서 상반신 노출을 하지 않기로 이감독과 합의했지만 실제 촬영이 들어가자 감독은 "상반신 노출은 극 흐름상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곽 씨를 설득했다.

이에 곽현화는 "일단 촬영해 보고 나중에 편집하는 과정에서 제외할지 정하겠다"며 촬영에 동의했다. 촬영을 마치고 편집본을 확인한 곽현화는 "필요없는 장면"이라며 빼줄 것을 요구했고 실제 극장에서 상영당시 상반신 노출이 빠진 채 상영됐다.

하지만 몇 년뒤 IPTV에 영화 "감독판"이라며 노출 장면이 포함된 사실을 지인을 통해 알게된 곽현화는 이 감독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곽현화는 "그런 영화를 니가 선택했으니 니가 자초한 일이다. 당해도 싸다. 뭐 이런 뜻일 거다"면서도 "첫 영화고, 주연이었고, 또 그동안 맡았던 캐릭터와 다른 새로운 역할이라 욕심이 생겼다. 잘해서 많은 분들께 사랑받고 싶었다"며 "하지만 이것이 내가 당해도 되고 이런 결과를 짊어져야하는 이유라 말 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감독의 편집권을 인정한다. 그것은 감독의 고유의 권한"이라면서도 "그것은 합의된 내용에 대한 편집권이어야 한다"며 촬영후 장면 삭제 요구가 "편집권 침해"라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요즘 일어나는 성범죄에서도 저에게 말한 이런 논리로 피해자를 탓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니 왜 짧은 치마를 입었냐, 왜 술을 많이 먹었냐, 니가 처신을 잘못한거다 등. 하지만 이런 이유는 성범죄를 합리화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범죄는 범죄다. 가해자의 잘못이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다"라며 "이번 소송 또한 감독의 잘못이지 작품 선택을 잘못한 배우의 탓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곽현화는 "우리 사회에 퍼져있는 이런 잘못된 생각이 이번 소송건에서도 얘기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번 소송으로 심적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습니다. 기사에 달리는 댓글은 저를 2차 고통에 시달리게 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예전에는 "내가 이런 직업을 가졌으니 어쩔 수 없는 문제"라고 자신을 다독였겠지만 이건 아닌것 같다"며 악플을 단 사람들에게 "악플러들은 댓글을 지워달라. 추후에 심한 인격모독, 허위사실을 적은 댓글은 고소할 예정이다"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난 24일 서울 중앙지점 형사 4부(배용원 부장검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이수성 감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 감독은 곽현화로부터 고소를 당하자 "노출판 배포는 적법한데 마치 곽씨의 의사에 반해 일반적으로 영화를 배포한 것처럼 무고했다"며 맞고소에 나섰다.

하지만 검찰은 이 감독이 사실과 다른 고소를 했다며 무고 혐의까지 포함해 기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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