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혈액형 바꿀 수 있는 원천기술 개발

경제/산업 / 박혜성 / 2015-06-19 14: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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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RhD- O' 혈액형 제조 성공시 모든 혈액형에 수혈 가능
국내연구진이 혈액형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GettyImagesBank멀티비츠]

(이슈타임)박혜성 기자=국내 연구진이 유전자 조작으로 혈액형을 바꿀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지난 18일 연세대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김형범 교수와 김영훈 연구원은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RhD+' 혈액형을 'RhD-' 형으로 전환하는 데 세계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유전자 가위(TALEN)'를 이용해 RhD+ 혈액형의 적혈구 전구세포에서 RhD 유전자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RhD- 혈액형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또한 RhD 유전자가 제거된 적혈구 전구세포를 정상 적혈구로 분화시킴으로써 혈액형이 RhD-로 변환된 것을 확인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혈액분포는 RhD+ 혈액형이 99.7%를 차지하며 RhD- 혈액형은 0.3% 이하로 알려졌다.

과거에도 효소를 이용해 A형과 B형 적혈구 표면에 나타나는 혈액형 항원을 없애는 방식으로 O형으로의 혈액형 전환연구가 진행된 적은 있었지만, 매번 적혈구가 깨지면서 헤모글로빈이 유출되는 '용혈' 현상이 나타나 번번이 실패한 바 있다.

김형범 교수는 '타깃 유전자를 잘라내는 유전자 가위기술을 이용해 적혈구 전구세포 단계에서 유전자를 교정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극복했다'면서 '관련 기술은 국내에 특허 출원 중'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RhD+ A형' 적혈구 전구세포를 대상으로 삼아 성공했지만, 향후에는 모든 RhD+ 혈액형에 대해 RhD- 변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건은 이 기술을 이용해 소위 '만능혈액'으로 불리는 'RhD- O형' 혈액을 만들 수 있는지 여부다.

만약 연구팀이 RhD- O형 혈액을 만드는데 성공할 경우 RhD+와 RhD-를 막론하고 A형, B형, O형, AB형의 혈액형 등 모든 사람에게 수혈이 가능하게 된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김현옥 세브란스병원 혈액원장은 '향후 인공혈액 대량생산 기술이 성공하면 수혈의학에 큰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희귀혈액형인 RhD- 혈액형을 가진 사람들이 응급수혈을 필요로 하는 상황을 타개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유전학분야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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