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종길 칼럼] 문제는 사람이다.
- 칼럼 / 제종길 / 2025-03-13 19:00:23
“세상 사람들은 이젠 시스템이 움직이는 시대다!”라고들 말한다. 과연 그런가?
지난해 12월부터 일어난 일들을 보면서 한 사람이 얼마나 세상을 어지럽히는지를 새삼 알게 되었다. 비교적 정치 중립적이었던 일부 기업인이나 영세사업자들조차 “그날부터 일이 안 되었다”고 한다.
이 글에서는 한 사람만의 문제를 열거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먼 옛날부터 우리가 보고 배우고 체득한 것 중 하나는 가정이나, 기업이나, 한 도시 또는 국가의 가장이나, 사장이나, 시장 또는 국가 수장에 역량이 부족한 사람이 되면 그 집이나 조직, 사회, 국가가 고통을 받고 심한 경우 전체가 나락으로 떨어진다는 것이었다.
물론 우리나라만 그런 것은 아니다. 후진국으로 갈수록 사례가 많다. 이런데도 왜 모르는 걸까? 대표자 또는 정치지도자들이 해당 조직의 구성원들이나 국민의 생활과 생존은 책임지려 하지 않고, 무지하면서도 자신의 탐욕만을 앞세우기 때문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도 역사적으로 그런 일들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것은 우리가 리더들을 찾아내고 선출하는데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뿐 아니라 검증에 대한 개선의 노력도 부족했다는 결론에 이른다.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국가 신용도가 떨어졌다”느니, “환율이 높아졌다”느니, “건설사 부도율이 역대 최대”라느니. 다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이고 틀린 지적도 아니다.
그러나 이것들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지도층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는 점과 잘못된 리더들의 조직 운영 방식이나 태도가 사회 전반의 기층 조직까지 전파·답습된다는 점이다.
한 소설가는 이점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어떤 국가 지도자가 정책 집행이나 국가를 운영하는 스타일은 그 나라의 크고 작은 조직의 장들까지 흉내 낸다.” 대통령이 국가를 운영하고 인재를 찾아 쓰는 방식을 동네 계모임의 계주까지 따라 하게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국가가 잘못되고 침체하는 데에는 외교나 안보 그리고 국가 경제 문제만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누구보다 많이 배웠다는 지도층의 몰염치와 터무니 없는 거짓말은 일반인들의 사고방식이나 태도 그리고 행동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결국 사회 전반적으로 가치관의 혼란에 빠질 수도 있으며, 그 영향은 오랫동안 지속된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당연히 원상태로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바로잡는데 드는 사회적 비용도 엄청나다는 점까지 알아야 한다.
지도자라면 역사를 배우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품으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감수성을 가지고 활동해야 한다. 올바른 비전을 세우려면 정치, 사회, 문화, 교육, 과학 전반에 대한 학습이 잘 되어 있어야 한다. 또한 자신이 속한 조직이나 나라에 대한 진단을 잘해야 문제를 해결하는데 시간과 경비를 절약할 수 있다.
그런데 준비가 부족하면 오판을 자주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옹고집이 된다. 주변엔 ‘예스맨’만 남는다. 민주사회의 지도자로는 최악이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에는 사고방식이나 철학이 서로 다른 세대들이 동시에 존재하지만, 정치지도자는 대개 오래된 관습에 익숙한 세대에 속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단편적인 사고방식으로는 다른 세대들과 소통할 수 없다.
국민 대다수인 서민들과 세계에서 빛나는 성과를 나타내는 젊은 세대들이 희망을 품게 하고 그들이 더욱 성장하도록 도와야 하는데 작금의 사태를 보면 절망 그 자체다.
한시바삐 문제를 바로 잡아 줄 판정이 나오길 기대한다.
“역시 문제는 사람이다!”
![]() |
▲제종길 (사)도시인숲 이사장. |
[ⓒ 프레스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