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요훈 칼럼] 속담에 담긴 세상의 이치

칼럼 / 송요훈 / 2026-03-30 16: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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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언론인 송요훈= 참외밭에 가면 신발끈을 고쳐 매지 말라고 했습니다. 괜히 오해를 살 행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죠. 속담에는 세상사의 이치와 지혜가 담겨 있습니다. 굳이 최고 학부를 나오지 않아도 누구나 아는 이치입니다.

사람 사는 세상의 이치는 동서와 고금이 다르지 않을 것 같아서 AI에게 서양에도 비슷한 속담이 있는지 물어봤더니 이렇게 알려줍니다.

시저의 아내는 의심받아서도 안 된다.
로마의 율리우스 시저가 자신의 아내 폼페이아와 관련된 추문이 돌자, 그녀의 결백 여부와 상관없이 "공인의 가족은 의심의 여지조차 남겨서는 안 된다"며 이혼을 선언한 데서 유래했답니다. 도덕적 결백함뿐만 아니라 '의심받을 상황 자체를 피해야 한다'는 외관의 중요성을 강조할 때 자주 인용된다고 알려줍니다.

나쁜 일처럼 보이는 착한 일을 하지 마라.
서구권에서 구전되는 격언으로 비록 선한 의도로 한 행동일지라도 남들이 보기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 아예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는 의미라는 건, 굳이 설명이 없어도 알겠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알려주고 싶은 서양의 속담입니다. 많이 배운 분이고, 재판에선 외관이 실질보다 중요할 수도 있다는 걸 모르지 않을 테니 그 속담을 익히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출마를 원천봉쇄하려는 의도가 명백한 ‘희대의 파기환송’은 내용은 물론이고 초고속에 졸속이라는 외관부터 공정하지 않았습니다. 광장의 민심은 폭발 직전이었고, 파기판송을 받은 고법 재판부는 분노한 민심에 놀라 재판을 중지했습니다. 민심이 사법부의 폭주에 제동을 건 셈이지요.

이재명이 대통령이라서 참 다행이다. 요즘 그런 말을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이재명 효능감’을 느낀다는 분들이지요. 조희대 대법원장의 의도대로 파기환송 재판이 진행됐다면, 우리는 지금 평온하지 않은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을 겁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주권자 국민이 대통령을 선택할 권리를 박탈하려 했습니다. 윤석열에 이어 이재명의 정치 생명을 끊으려 했습니다. 판결이 아닌 정치를 함으로써 법원의 정치적 중립을 부정했고, 헌법을 무시했고, 민주주의를 위협했고, 사법부 신뢰를 자기 손으로 무너뜨렸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탄핵되어야 합니다. 헌재의 탄핵 법정에 ‘희대의 파기환송’에 동참한 9명의 대법관을 증인으로 불러 그때 대법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진실을 말하도록 해야 합니다.

혹자는 그것이 대법원의 권위를 짓밟는 것이고 사법부 독립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하겠지만, 그런 아픈 과정이 사법부가 판결로 정치에 개입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계기가 될 겁니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이 헌재에서 기각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보다 중요한 건, 대법원이 정치에 개입한 진상을 밝혀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교훈을 남기는 겁니다.

서양의 속담에 비유하자면, 착한 일이어도 나쁜 일처럼 보이면 하지 말아야 하는데, 조희대 대법원장은 나쁘게 보이는데도 나쁜 일을 했습니다. '희대의 파기환송'도 그렇고 심복으로 보이는 박영재 대법관을 법원행정처장에 앉힌 것도 그렇고 천대엽 대법관을 중앙선거관리위원장에 천거한 것도 그렇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시저의 아내는 의심받아서도 안 된다'는 서양 속담을 곱씹어보기 바랍니다. 염치를 안다면, 그 속담은 결자해지하라는 의미라는 걸 모르지 않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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