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환대의 상징 '살트'
- 국제 / 채정병 특파원 / 2025-11-01 02:15:56
| ▲ 살트 역사박물관 '아부 자베르 하우스'에서 바라본 도시 전경 |
[프레스뉴스] 채정병 특파원= 요르단의 수도가 될 뻔 했던 문화, 종교, 상업의 중심지 살트(Salt)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도시 전체가 202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수도 암만에서 서쪽으로 30분 정도의 거리에 위치한 이곳은 해발고도 800-1100m 높이에 세개의 언덕위에 지어진 작고 고풍스런 도시다.
"관용과 문명적 환대의 도시"로 불리는 살트는 비잔틴 시대의 중요한 기독교 도시였고 7세기 이후 이슬람 행정 중심지로 편입 되었지만 기독교 공동체가 추방되거나 박해받지 않고 무슬림과 기독교인이 서로를 존중하며 평화롭게 공존하는 도시로 지금에 이르고 있다.
오스만 제국 시기에는 상업과 교역 중심지로 유명했는데 서쪽으로는 요르단 계곡을 통해 팔레스타인의 나블루스와 예루살렘으로 연결되고 동쪽으로는 베두인 부족이 사는 사막지대로 연결되면서 중간 교역지 역할을 활발하게 감당했다. 고지대라 여름에도 기후가 쾌적하고 물도 풍부해서 오스만 시기때는 요르단의 실제적 수도역할을 해 왔다.
이런 매력적인 요인 때문에 영국와 함께 오스만을 몰아낸 대아랍혁명(The Great Arab Revolt)의 주역, 사우디 메카의 압둘라 1세가 요르단을 건국하면서 수도로 낙점했지만 당시 이주민에 대한 경계와 정치, 문화적 독립성이 강했던 살트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지 못해 수도지정의 꿈은 접어야 했다.
| ▲ 기독교와 이슬람 종교간 평화와 공존의 상징으로 대표되는 알 카데르 교회 내부 |
살트는 역사적 명소와 전통이 살아있는 도시다. 1682년 동굴에 세워졌다고 알려진 "성 조지교회" 또는 "알 카데르 교회"는 기적의 교회라는 별명이 있으며 정교회로 등록된 교회지만 기독교인과 무슬림이 모두 방문해 소원을 비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과거 동굴의 길이만도 1km에 1.5m의 높이를 자랑했지만 현대화로 동굴은 완전히 사라지고 그 흔적만 남은 상태다.
또, 지금은 살트 역사박물관으로 사용 중인 "아부 자베르 하우스"는 오스만 제국 당시 상업, 무역의 중심지였던 이곳에서 부를 쌓은 아부 자베르 가문이 19세기 말-20세기 초 유럽 및 레반트 지역 양식을 도입해 지은 살트의 대표적 랜드마크 건물이다.
| ▲ 노란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벽 사이로 전통 수공에품 상점이 자리하고 있다. |
상업 중심지 답게 상점들이 즐비한 "샤라 알 함맘"은 오스만 시대 교역상들이 모여들던 번화가로 지금도 과거 상인들의 후예들이 장사를 하는 생활터전이다. 살트의 특징인 노란 석회암 건물들이 골목길을 사이에 두고 이어져 있고, 곳곳에 전통 수공예품 상점, 헤나(천연염색) 전시장, 골동품점 등이 자리잡고 있다.
소박한 여유와 전통이 삶으로 이어지는 곳, 이슬람과 기독교와 평화롭게 공존하는 살트는 요르단의 환대와 존중을 대표하는 도시로 주민들은 자긍심으로, 방문객들은 따뜻함과 편안함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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