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승 회장 등 오너 갑질, 돈으로 망하는 시스템 만들어야
- 칼럼 / 이호연 논설전문위원 / 2018-08-27 21: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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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연 공인회계사. |
(이슈타임)이호연 논설전문위원= 대웅제약 윤재승 회장의 갑질이 또 다른 사회문제로 불거졌다. 윤재승 회장은 문제가 불거지자 해외로 도피성 출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 이장한 회장의 폭언 문제 관련 기사의 잉크도 마르지도 않았는데 비슷한 사태가 또 발생한 것이다.
잊을만 하면 벌어지는 금수저들의 갑질을 막을 방법이 과연 없는 것일까?
제약산업은 영업사원 스트레스가 높은 업종 중 하나다. 밟으면 밟을수록 실적이 높아진다고 믿고 을에 대한 담금질의 강도를 점점 더 높인다. 이들이 자나 깨나 실적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은 업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스트레스를 견디다 못해 정신병원을 찾는 사람도 부기지수이고 심지어 자살까지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일자리 구하기가 바늘구멍 통과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는 현실을 감안하면, 최근 수 백 명이 윤재승 회장의 갑질을 견디지 못하고 퇴사를 했다고 하니 스트레스 강도가 얼마나 강했을까 짐작이 간다.
인간은 쾌락을 추구한다. 쾌락의 강도는 빈도가 잦아질수록 무뎌지기 마련이다. 더 강한 쾌락을 느끼기 위해 능력이 닿는 한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원한다. 을에 대한 모욕의 강도가 병적으로 점점 더 강해지는 이유다. 로마의 귀족들은 노예 검투사들의 피 튀는 생사가 걸린 싸움을 즐겼다. 쾌락 현상은 병적으로 치달았고, 종국은 제국의 몰락이었다.
최근 불거진 갑질 논란의 주체들은 금수저라는 공통점을 안고 있다. 부모로부터 막대한 재산과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이들은 갑질을 해도 되는 특권을 안고 태어났다고 믿고 있다. 이들 금수저들은 법과 제도 위에 군림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긴다. 황금 만능주의를 신앙처럼 숭배하는 족속들이다. 이들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다는 담론이나 헌법에 규정된 인간의 기본권도 돈보다 하위의 개념으로 간주한다. 국민의 4대 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경주한다. 대다수의 금수저 가족들은 외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 납세의무나 국방의 의무조차 회피하고, 필요한 경우 외국 국적자로서의 권리를 핑계로 법망을 피하려 한다. 이들에게 노블리스 오블리제 정신을 기대하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것이다.
우리나라 기업의 특징은 오너의 뜻이 회사 경영에 관한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오너 말 한마디에 임직원 전부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불법도 마다하지 않는다. 임직원들이 부당한 오너의 권한을 거부하려면 회사를 나오는 수밖에 없다. 오너들의 불법을 차단할 예방적 장치가 없는 것이다. 회사 이해 관계자들은 내부통제 시스템 위에서 활보하는 오너의 전횡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횡령이나 탈세는 나이브한 수준에 해당한다. 오너 위치에서 회사의 이익보다는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는 현상이 오히려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식 시장이 저평가돼 있는 현상을 코리아디스카운트라고 부른다. 혹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북한 등 정치적 리스크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지만, 불투명하게 작동되고 있는 오너리스크가 더 큰 문제일 것이다. 재벌 오너를 총수라고 지칭하는 이유가 이런 무소불위의 권력 때문이 아닐까.
권한을 행사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의무도 부담해야 한다. 오너가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원인을 제공했다면 그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도 부담해야함이 마땅할 것이다. 종근당 회장의 망언 발언으로 인해 주가가 상당수준 하락한 바 있다. 이번 대웅제약도 윤재승 회장의 추태로 주가 하락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오너의 추태로 인해 회사주식 가치가 하락했다면 당연히 소액주주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또한, 회사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이 입은 손해에 대해서도 배상을 해야 한다. 오너가 개인의 부 증식을 위해 소액 주주들과 회사를 포함한 이해관계자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배상하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이런 책임도 부담하지 않겠다면 경영일선에서 손을 떼고 전문경영인에게 맡겨야 한다.
성경에 ‘칼을 잡은 자는 칼로 망한다.’는 말씀이 있다. 돈에 취해 돈 권력을 휘두르는 자로부터 돈을 빼앗는 것이 이들에게는 가장 무서운 형벌이 될 것이다. 오너 갑질로 인해 피해를 입은 회사의 이사진이나 소액투자자들의 용기있는 행동으로 일벌백계로 다스려져야 유사한 갑질의 재현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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