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의 재단설립, 사회적 환원 실천한 모범 기업은?
- 기획/특집 / 곽정일 / 2018-10-25 11:25:32
유한양행, 유일한 회장의 경영 세습 금지 원칙
우성해운, 자녀 경영 세습 거부...경영권 넘겨
(이슈타임)곽정일 기자=최태원 회장이 고(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20주기를 맞아 설립한 `최종현 학술원`이 다음 달 출범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회적 환원을 실천한 기업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성해운, 자녀 경영 세습 거부...경영권 넘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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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고(故)최종현 회장이 해외 유학을 앞둔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전달하고 있는 모습.<사진=SK그룹 제공> |
SK는 지난 24일 학술원에 "최태원 그룹 회장이 최종원 학술원에 SK 주식 20만 주를 증여했다"고 공시했다. 또한, 그룹 지주회사인 SK도 450억원 상당의 소유 토지를 학술원에 출연하기로 했다.
최종현 학술원은 공익법인으로 출범해 최 선대회장이 추구해온 인재 양성의 뜻을 실천할 예정이다. 학술원은 세계 20여 개국과 학술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글로벌 전략과 과학 기술 혁신에 대한 융·복합 연구, 국내외 학술연구 및 국제포럼 등의 학술교류사업을 중점 수행할 예정이다.
◇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전형,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
대표적인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실천한 인물로 고(故)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주를 꼽는다.
독립운동가이기도 했던 유 전 회장은 1927년 한국인들의 건강 유지에 필요한 진통소염제, 안티푸라민, 혈청 등을 판매했고, 중일전쟁으로 조선의 의약품 부족이 극에 달하자, 소아과 병원을 개업해 저렴한 가격에 환자들을 치료했다.
유한양행 설립 후 그는 세금에 대해서도 "소방관들에게 불을 꺼 달라는 권리는 이들을 운영해야 할 금액을 지불하는 의무에서 시작된다"며 "탈세하지 말 것"을 강요할 정도로 철두철미 했다.
1936년 대한민국 기업 최초로 전사원 주주제를 시행해 유 전 회장이 갖고 있던 주식의 52%를 당시 회사원들에게 무상으로 나눠줬고, 대한민국 최초로 전문 경영인(CEO)제도를 실시했다.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건 경영 세습을 철저히 금지했다는 것이다.
유 전 회장의 자녀뿐만 아니라 친족 중 그 누구도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고, 아들인 유일선 씨가 유 전 회장 생전 부사장까지 했지만 1969년에 완전히 물러났다. 딸인 유재라 씨도 1991년 타계했는데 본인이 갖고 있는 회사 주식 및 개인 재산 200억원을 모두 사회에 기부했다.
◇ 경영권 승계 포기한 2세들…우성해운
"내가 했던 드라마에선 주로 아들이 회사를 상속하거나 주주총회 같은 걸 해서 회장이 쫓겨났는데, 이렇게 기분 좋게 헤어지니 행복합니다."
탤런트 차인표 씨가 지난 2006년 12월, 국내 해운선사인 우성해운의 창립자 차수웅 전 회장의 은퇴식에서 한 말이다. 차 씨는 차 전 회장의 아들로 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전했다.
당시 우성해운은 매출 1억5000만달러를 기록하는 국내 4위의 해운업계 회사였다. 차 전 회장은 1974년 이 회사를 설립해 지분 27.5%를 가지고 있었지만, 자식들(3남 1녀)에게 주식을 1%도 물려주지 않고 경영권을 2대 주주인 홍용찬 사장에게 넘겼다.
차 씨는 회사 주식을 받지 않은 것에 대해 "아버지가 이만큼 이뤄낸 건데 당연한 결정이라고 본다"며 "뭐든지 자신의 힘으로 일궈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자녀들도 마찬가지였다. 자녀들 모두 "평생 회사에 온몸을 바친 분들이 계시는데, 해운업을 잘 모르는 우리가 경영권을 물려받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회사 물려받기를 거절했다.
차 전 회장은 `회사를 물려주고 싶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런 마음이 왜 없었겠느냐"며 "하지만 세 아들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았고 또 누구도 들어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한편 최종현 학술원은 이르면 다음 달 출범해 공식 활동에 나서게 된다. 이사장은 최태원 회장이 맡고 초대 원장에는 박인국 한국고등교육재단 사무총장이 임명됐다. 이사진으로는 현택환 서울대 응용화학부 교수, 이준호 서울대 자연과학대학장, 홍용택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 정종호 서울대 국제대학원장, 장훈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 등이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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