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도시 경제, 도시가 직접 경영해야"

칼럼 / 김담희 / 2017-09-28 10: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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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선 중앙정부 예속에서 벗어나 자립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제종길 안산시장

오늘날 전 세계 인구 절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인구 50퍼센트 정도가 수도권에 살며, 70퍼센트는 대도시에서 생활한다. 현재 우리나라 도시화 비율은 약 91%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세상은 이미 도시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바야흐로 국가 간 경쟁을 넘어 도시 간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도시의 가치가 높이 평가되면서 중요성 또한 점점 커지고 있다. 도시의 자립능력 필요성이 급부상하는 배경이다.


하버드대학의 에드워드 글레이저(Edward Glaeser) 교수는 <도시의 승리>라는 책을 통해 '도시는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의 발명품'이라 말하고 있다. 이 '발명품'이라는 단어 속에는 도시 자체가 다양한 구조물들이 얽히고설켜 만들어진 유기적 구조물로서,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라는 개념과 함께 '명품도시'로 나아가야 한다는 방향성까지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요약하면 '지방정부가 이끄는 도시가 명품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예속으로부터 벗어나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경영하는 자립체제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현실은 암담하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5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8:2 구조로 '2할 자치'에 묶여 있으며, '누리과정'의 예와 같이 약속은 중앙정부가 해놓고 비용부담은 지방정부로 떠넘기는 폐단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구조로는 명품도시의 탄생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첫째, 지방자치에서 잘할 수 있는 것은 지방으로 재정과 권한을 넘겨줘야 하는 지방분권이 필요하며 이는 헌법정신에도 담겨야 한다. 지금의 구조로는 지방자치를 지방자치답게 운영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아울러 거의 모든 행정권한이 중앙정부에 집중된 국정 운영 시스템으로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많은 과제들을 풀기 어렵다. 지역마다 특성이 다른데 중앙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지역의 특성을 말살하는 행위일 뿐이다. 성장한 시민의식과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높은 요구는 지방분권을 통해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다. 특히 재정의 이전이 중요하다.


둘째, 제대로 된 도시의 기능을 다하기 위한 지방정부의 다각적인 노력들이 필요하다. 그만큼 도시전문가로서의 단체장 역할이 중요해졌으며, 도시자립을 위한 경영마인드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 산업화를 선두에서 견인했던 반월‧시화 국가산업단지의 도시 안산은 앞으로의 새로운 30년을 준비하며 명품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수도권 2천만 인구를 배경으로 가장 접근성이 좋은 대부도라는 해양관광자원과 1만여 개의 기업체가 보유하고 있는 기술‧경제적인 잠재력을 토대로 ‘4차 산업혁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한 공장&도시’이며, 이들은 서로 유기적으로 융합된다.


안산은 비전인 ‘숲의 도시’와 ‘에너지2030비전’을 통해 지속가능한 도시로서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했다.


"대부도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조력발전소를 중심으로 태양열, 풍력, 지력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적극 추진함으로써 산업적 효과를 거둘 뿐 아니라 대부도를 탄소배출이 없는 섬으로 만들어 지명도를 높임으로써 관광객을 유치하고, 산업단지에 입주한 기업들도 태양광 발전을 통해 전력을 충당하는 '햇살공장'으로 탈바꿈하며, 에너지와 ICT(정보통신기술)가 결합된 ‘똑똑한(스마트한)’ 공장으로 경쟁력을 갖춘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은 좋은 직장에서 근무하며 가족을 이루고 퇴근 후에는 도시 숲에 마련된 문화공간에서 여가를 즐긴다'


살기 좋은 곳으로 이사 가는 것 보다 살고 있는 도시를 살기 좋게 만드는 것이 더 쉽다. 우리 안산시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명품도시의 모델을 구축할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지속가능한 그리고 스마트한 도시 운영 시스템을 다른 나라의 도시로 수출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발칙하고 아름다운 상상’이 조금씩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제종길 안산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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