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백남기씨 유족들, '부검 영장 기각' 요청 탄원서 제출

정치일반 / 박혜성 / 2016-09-27 15:3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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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손에 돌아가신 시신에 다시 경찰 손 닿게 하고 싶지 않다"
백남기씨 유족들이 부검을 반대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사진=MBC 뉴스]

(이슈타임)이갑수 기자=지난 25일 사망한 백남기씨의 유족들이 고인의 부검을 하지 말아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27일 백남기농민국가폭력진상규명책임자 및 살인정권규탄투쟁본부 이날 오전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경찰의 부검을 위한 압수수색 영장 재신청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유족 측이 부검은 필요하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는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중앙지법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백씨의 딸 백도라지씨는 경찰 병력이 서울대병원에 투입됐던 것에 대해 "경찰이 무력으로 아버지의 시신을 탈취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불러일으켰다"며 "10개월간의 의료기록으로 충분히 고인의 사인을 규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찰의 손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시신에 다시 경찰의 손이 닿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백씨에 대한 부검을 위해 부검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부검 필요성과 상당성이 없다"며 기각했다.

이후 경찰은 첫 번째 영장 기각 21시간 만인 지난 26일 오후 11시 부검 영장을 재신청했다.

두 번째 영장 신청에 대해서 법원은 경찰에 추가 자료 제출을 요청하며 판단을 보류한 상태다.

백씨에 대한 시신 부검 영장 발부 여부는 27일 밤 결정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래는 백씨 유가족들이 제출한 탄원서 전문



존경하는 판사님께

판사님, 저희는 작년 11월 14일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고 나서 병원 중환자실에서 317일 간 투병생활을 이어가다 돌아가신 농민 백남기의 가족입니다.

가해자로 저희에게 형사고발을 당한 경찰이 저희 아버지, 남편의 시신에 대한 부검 영장을 거듭 신청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저희는 아버지, 남편을 고이 보내드릴 시간도 갖지 못한 채 경찰 때문에 하루하루 마음을 졸이고 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부터 경찰이 서울대병원을 에워쌌고, 돌아가신 후에도 경찰의 방해 하에 시신을 중환자실에서 영안실로 옮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영장이 발부되기도 전에 그리고 서울대병원에서 공식적으로 시설 보호 요청을 하지 않았음을 밝혔는데도 병원 주변에 경찰차 수십 대와 경찰 수백 명을 배치해 유족들과 대책위, 소식을 듣고 찾아오신 시민들께 불필요한 긴장을 일으켰고, 무력으로 시신을 탈취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법원에서 부검 영장 기각을 했는데도, 재신청한 것을 보면 저희의 의심이 사실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영안실로 옮기고 나서는 사건 담당 검사님이 오셔서 가족의 뜻에 반하는 부검 같은 건 없다 하시며 국과수 법의학자들과 함께 검시를 하고 가셨습니다.

또한 10개월 간의 의료 기록이 의미 있고, 이는 법원의 명령에 따라 이미 경찰이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거라면 충분히 고인의 사인을 규명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왜 거듭 부검 영장을 신청하느나지 유족을서는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경찰의 손에 돌아가신 고인의 시신에 다시 경찰의 손이 절대로 닿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유족으로서의 도리도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런 패륜 불효를 저지르고 싶지 않습니다.

부디 존경하는 판사님께서 유족들의 뜻을 받아주시고, 부검 영장 발부를 반려해주시길 눈물로 호소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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