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김치 나눔
- 칼럼 / 이창섭 / 2023-12-01 12:20:47
이른 아침 음악에 맞춰 막춤 추는 사이에 '회식 및 MT 전문' 건축설계 딸이 점심 도시락을 만드는 소리가 납니다. 언제부턴가 도시락을 싸가는데 매일 아내가 만들어 줬다가 이제는 스스로 제조해서 가더군요.
늦잠자던 대학원생이 이제는 일찍 일어나 도시락까지 만드는 걸 보니 아빠처럼 이제 직장에 점점 익숙해져 가는구나 싶었습니다. 상사와 소통도 잘 하고 지금 하는 일도 재밌다니 다행이다 싶습니다.
어제 외부인사를 모시고 점심으로 탕을 먹었는데 옆 테이블 2인석에 나이가 지긋하신 할머니 수녀님이 홀로 앉아 탕을 드시고 있었습니다. 연세가 있으신데도 복스럽게 아주 잘 드시더군요.
김치를 리필해 주러 온 식당 사장님께 귓속말로 "수녀님 밥값은 제가 낼게요"하고 말씀 드렸더니 벌써 다른 분이 내고 가셨다고 하더군요. 나가며 계산을 하는데 혹시 성당에 다니냐고 하시길래 웃으며 그렇지는 않습니다고 했습니다.
송년회 시즌입니다. 대여섯 분이 모여 세 달에 한번씩 하는 모임이 있는데 네 번 만나면 한 해가 훌쩍 가버립니다. 좋은 덕담과 자기 신상에 있는 변화 얘기들을 나누면서 다음 3월 약속을 하고 헤어졌습니다.
대학 대 선배도 계시고 친구와 후배 또 지인도 있는 모임인데 만날 때마다 많이 배우고 반갑습니다. 서로에게 격려와 응원이 되더군요. 좋은 기운을 받기에 더 열심히 잘 살아야지 하는 마음을 갖게 됩니다.
고마운 것은 말이든 무엇이든 꼭 보답합니다. 어제 아침에 아내가 만든 떡국에 김치를 곁들여 먹었습니다. 보은이 고향인 친구가 준 김치인데 시원한 게 맛이 좋았습니다.
친구에게 김치 아주 맛있다고 인사를 했더니 처제가 준 김치라고 하더군요. 제 인사를 들은 친구는 자기 아내에게 얘기할 것이고, 친구 아내는 또 자기 동생에게 얘기 하겠지요.
그렇게 그렇게 감사와 좋은 말속에 사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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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서울동남부지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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