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가 되려는가?"... 기세등등 호령하는 트럼프
- 국제 / 채정병 특파원 / 2025-02-12 23: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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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현지시간) 압둘라 2세(왼쪽) 요르단 국왕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백악관에서 가자문제에 관해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요르단 왕실 제공) |
[프레스뉴스] 채정병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한지 불과 24일, 그가 난데없이 꺼내든 영토문제에 세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린란드, 캐나다, 파나마에 이어 중동의 뇌관 팔레스타인까지... 마치 자신의 부동산인 냥 가자지구에 대해 이런저런 플랜을 펼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과의 회담에서 “가자는 주권영토다. 무슨 권한으로 그렇게 하는가?” 라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트럼프는 단호하게 “미국의 권한으로!” 라는 말로 전세계가 합의한 국제법을 내팽개쳐버렸다.
가자지구가 전쟁으로 쑥대밭이 됐으니 새로 재건하되 재원은 돈 많은 아랍 산유국들이 내고, 200만명에 달하는 가자주민들은 인접국 이집트와 요르단에 들어가 살되 다시는 돌아오지 말고, 가자지구를 환상적인 휴양지로 만들어 세계인들이 찾게 만들자는 트럼프식 구상. 거기에 한술 더떠 “앞으로 가자는 미국이 소유한다”는 황당무계한 주장까지 내세우고 있다.
지금 트럼프는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세계를 호령하는 황제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인지... 아니, 이미 그렇게 됐다고 생각하는지... 이런 망상과 궤변을 듣고 있어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이런 트럼프를 그냥 정신나간 자로 무시하고 싶지만, 그가 등에 업은 '미국'이라는 나라의 파워를 잘 알기에 세계는 치욕스럽게 눈치를 보고 있다.
트럼프와의 회담을 앞두고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은 “어떤 경우라도 가자 주민들의 이주는 결코 허용하지 않을 것” 이라고 분명하게 밝혀왔다. 가자 주민의 이주를 받아들이는 것은 곧 팔레스타인을 부정하는 것이기에 다른 아랍국가들과 함께 일관된 기조를 지켜왔다. 하지만 회담에서 그는 트럼프의 불도저식 기세 앞에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아랍 평화의 중재자로 명성을 쌓아온 압둘라 2세 국왕, 하지만 매년 미국이 주는 15억 달러 규모의 원조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요르단이기에 그는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요르단의 이익’ 쪽에 무게 중심을 둔 것으로 보인다.
그는 회담 후 트럼프와 함께 한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의 어린이 환자 2천명을 우선 받겠다.”고 밝히고 가자주민들의 이주에 관해서는 이집트와 아랍국가들이 계획을 언급하면서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해결하자”는 완곡한 표현을 사용한 점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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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레스타인(초록색)-이스라엘(흰색) 영토변화 지도 (사진=Jewish voice for peace-chicago 홈페이지 갈무리) |
트럼프의 이번 발언으로 아랍권은 분개하고, 이스라엘은 날개를 단 모양새다. 국제사회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각각 독립적인 국가로 인정하는 오슬로협정(1993)을 체결했다. 이 협정은 1967년 6일전쟁 이전에 그어진 국경선을 명시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일방적 물리력으로 팔레스타인 전역을 불법점령하고 있다.
세계는 국제법으로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에게 각각의 주권과 영토를 인정했지만, 지금의 현실은 이스라엘이라는 한 국가 안에 팔레스타인은 반란세력으로 전락한 꼴인 셈이다.
이제 시작된 트럼프 집권 2기, 이스라엘 일방적 편들기와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무시한 트럼프식 잣대가 앞으로 가져올 파장에 중동 아랍권은 깊은 우려와 탄식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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