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요훈 칼럼] 그러므로 이승만이 옳았다구?

칼럼 / 송요훈 / 2024-10-22 1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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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언론인 송요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배가 아프고 속이 뒤틀린 건 극우 꼴통들만이 아니다. 조선일보도 그렇다. 겉으로는 축하하는 척 하지만 속에서는 꾸르륵 꾸르륵 배탈이 심하게 났다.

이승만 덕분이란다. 이승만이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준 덕분에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는 거란다. 이승만이 아니었으면 남한도 공산주의 체제가 되어 문학이 꽃을 피울 수 없었을 거란다.

그 억지와 궤변이 하도 찬란하여 유치하다. 이승만은 독재자였다. 헌법 전문에도 나오는 4.19 혁명이 일어나자 미국으로 도피한 독재자였다.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와 <작별하지 않는다>가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보수 꼴통들의 악담이나, 이승만 덕분에 노벨문학상 작가를 배출할 수 있었다는 조선일보의 억지나 도갠개긴, 거기가 거기다. 

 

한쪽은 속이 뒤틀리는 걸 정직하게 드러내고 다른 한쪽은 아닌 척하는 위선의 가면을 쓰고 이게 다 이승만 덕분이라며 독자들을 홀리고 있을 뿐, 속을 보면 거기가 거기다.

차라리 이승만의 서북청년단이 없었다면 4.3이 없었을 것이니 <작별하지 않는다>도 없었을 것이고, 전두환이 없었다면 5.18이 없었을 것이니 <소년이 온다>도 없었을 거라고 억지를 부리는 게 정직하지 않을까.

박정희가 있었기에 민주주의와 인권과 인간의 존엄이 소중함을 알았고 그것이 문학의 토양이 되었다고 우기는 게 정직하지 않을까.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블랙리스트’가 있었기에 봉준호도 한강도 세계적으로 이름이 알려져 큰 상을 탈 수 있었다고 떼를 쓰는 게 덜 우습지 않을까.

조선일보 지면에서 이따위 기사와 칼럼을 볼 때마다 이런 상상을 하게 된다. 조선일보가 없었다면 우리는 어떤 세상에 살고 있을까. 지금보다는 훨씬 성숙하고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고 있지 않을까. 조선일보가 없어져야 할 이유가 자꾸만 쌓여 간다. 정권을 창출하기도 하고 퇴출시키기도 한다는 조선일보는 나라를 망치는 주범이자 공범이다. 

 


6.25 당시 서울이 북한군에게 함락되자 조선일보는 '김일성 장군 만세'라 쓴 호외를 발행했다는데, 그게 사실인지 조선일보의 정직한 답변을 듣고 싶다.

덧. 이승만 덕분에 노벨과학상도 나올 거라구요? 과학은 창의적 교육과 국가의 일관된 지원이 있어야 발전하는 겁니다. 한국적 입시교육과 의대 쏠림이 계속되는 한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는 R&D를 대폭 삭감했고, 의대 정원 대폭 증원으로 이공계 기피를 더 심화시켰어요. 그래도 조선일보는 윤석열 정권을 옹위하고 있구요. 그래서 조선일보는 나라 망치는 공범이고 주범이라고 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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