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요한 칼럼] 10월의 마지막 토요일입니다.
- 칼럼 / 김요한 / 2023-10-28 14: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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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9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둔 27일 시민들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골목 초입에 마련된 추모공간의 추모의 글을 살펴보고 있다.(사진= 뉴스1) |
(내일은 이태원 참사 1주년입니다)
핸드폰에 찍힌 일기예보보다 더 따스한 아침입니다.
새벽부터 짙게 깔린 안개의 여운 덕분에,
햇살이 잔잔히 퍼져나가 온기가 배가되는 느낌입니다.
아침에 출근하는데, 집 근처 교회의 여선교회 신자들이
열심히 봉사를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커피차와 팝콘을 튀기는 기계를 갖다 놓고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다과를 정성껏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그 광경을 보노라니, 살짝 눈물이 나왔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에 토요일 아침부터 교회 봉사라니,
참 귀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슬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왜 교회 이미지를 길에서 공짜로 커피와 팝콘을 나눠주고,
물티슈 등을 나눠주는 것으로 소비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행위를 전도 혹은 선교라고 생각하는 한,
한국교회는 아무런 희망이나 미래가 없습니다.
그저 착하디 착한 신도들의 노력봉사만 아까울 뿐입니다.
우리 시대에 교회가 할 일은 명확합니다.
사람들에게 삶의 진정한 의미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인간성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입니다.
부자와 권력자는 겸손해지도록 돕고,
가난한 자는 자존감을 잃지 않도록 돕는 것입니다.
가파른 피라미드 사회를 좀 더 완화시켜 더 많은 사람이 서로서로 보듬어가며
사람답게 살도록 하는 것입니다.
진실을 말하고
정의를 위해 고난을 당하며
소비주의의 노예가 되지 않도록 깨어 있는 것입니다.
마음이 상한 사람을 위로하고
슬픈 사람의 벗이 되며
아픈 사람의 곁에서 함께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교회가 사회의 불평등과 모순을 심화시키는 최전선에 서 있습니다.
그래놓고 기껏 길거리에서 불특정 다수에게 물티슈를 나눠주고 커피를 타준다고 해서
사람들이 교회에 감동을 먹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속으로 비웃습니다.
그깟 커피 한 잔과 자신의 인생을 바꾸자는 것이나며 기분 나빠합니다.
한국교회 목사님들의 생각이 너무나 어리석습니다.
자신이 무지한 세계관에 빠져 있다 보니,
애꿎은 성도들만 노력 동원을 해서 헛된 힘을 쓰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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