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글투'

칼럼 / 이창섭 / 2023-03-27 17: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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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간의 아내 차 출근을 끝내고 오늘부터는 다시 지하철로 출근하는 날입니다. 같은 시간에 나와도 지하철이 더 빨리 도착합니다. 지하철 가는 길에 반대편에서 다리를 절뚝거리며 오는 청년이 있길래 발을 보니 압박붕대가 칭칭 감겨져 있더군요. 걸을 때마다 힘든 표정인데 안스러웠습니다. 다친 딸을 출퇴근 시키던 아내처럼 데려다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더군요.

해가 일찍 떴습니다. 출근하는데 날이 아주 밝았습니다. 한달 전만 해도 어둑어둑했는데 지금은 달랐습니다. 아침 쌀쌀한 기운은 있어도 봄이 완연히 왔습니다. 얼었던 땅이 녹고 그 속에 숨죽이고 있던 생명들이 모두 세상밖으로 나오고 꽃이 피는 계절이 왔습니다. 자기 마음도 생명이 깨어나는 봄처럼 더 활기차고 밝아야겠다 생각합니다.

새벽 일찍 감사일기를 읽고 답장을 했습니다. 단체대화방에 글 보낸 사람을 가리고 읽어도 보낸 사람이 누구인지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 고유한 말투가 있듯이 글에도 '글투'라 할까요? 고유한 체가 있습니다. 시험삼아 한번 해보셔도 좋겠습니다. 그 감사일기도 고유하고 아름다운 글투가 있습니다. 좋은 말투가 행복을 주듯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지하철 새출근하는 날 예전처럼 스마트폰 가족커뮤니티 밴드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예전에 3문단으로 쓰던 방식이 호흡을 짧게 4문단으로 바뀌었는데 어느 분이 그걸 알고 얘기하시더군요. 좀 더 자유롭게 가볍게 써보자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일어서 그렇게 했습니다. 그 내공 가득한 사랑이 담긴 감사일기를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니 참 좋네요.

 

▲이창섭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서울동남부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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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이경애님 2023-03-27 20:01:45
글투라는 표현도 있네요
재미있게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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