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칼럼] 오비이락...배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매지 말라 했다.

칼럼 / 이언주 / 2023-08-12 12:2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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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언주 전 국회의원= 어제 카카오 창업주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마침 카카오엔터 소속의 그룹 아이브는 지난 6일 잼버리 K-팝 콘서트에 출연하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일정이 연기되며 취소했다가 다른 일정을 조정해 막판 합류하게 됐다고 한다. 압색 직후 막판 합류결정이라... 다른 일정도 조정하면서까지...참 묘한 우연의 일치다. 카카오와 하이브의 거액기부도 눈에 띈다...

물론 아사리판이었던 잼버리가 마지막 K팝 콘서트에서라도 좋은 모습 보여주는 게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원칙을 무너뜨려선 안된다. 국가는 민간기업이나 민간인에게 강제할 수 없다. 그건 전체주의 사회다. 카카오든 뭐든 범죄혐의도 당연히 수사해야 한다. 하지만 '왜 하필 이 시점?'에 란 물음이다.

올해 초부터 수사하던 사안들 왜 하필 이 시점에 창업주를 압색했나? 어제는 한창 휴가철에 태풍으로 전국이 난리법석인 때... 왜 하필 어제 압색하나? 너무나 무리스럽다. 통상적이지 않다. 카카오도, 소속 연예인 아이브 등도, 심지어는 인수전 상대였던 하이브나 소속 연예인들도 두려움을 느꼈을 것 같다. k팝 콘서트에 급하게 동원하려니 민간기업에 민간인... 각자의 사정이 있어 협조가 잘 안되었을 텐데... 이 압색이 그냥 우연인 걸까? 수사가 타인의 권리행사 방해 또는 타인의 없는의무강제의 압박이 될 수 있을텐데 과연 그걸 몰랐을까?

수사기관이 직권남용의 도구로 전락하는 것은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 설사 확정적 고의가 없었더라도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당연히 심리적 압박을 받으리란 건 짐작할 수 있는데도 굳이 이 시점에 태풍을 뚫고 압색한 건 부적절하다. 오해를 받기 십상인데 굳이 무리해 밀어붙이는 건 '오해를 하라"는 의도로 보인다.

진실은 알 수 없다. 나중에 밝혀질 것이다. 설사 우연이 겹친 거라 하더라도 응당 조심했어야 했는데 유감이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매지 말라고 했다. 수사기관을 이용해 사람을 정신적으로 겁박하고 권력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처럼 비열한 일이 있을까?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행태이다. 그런 일이 만연한 사회를 전체주의사회라고 한다. 2023년 자랑스런 대한민국...분명한 건... 우리사회가 전체주의를 향해 가서는 안된다는 거다.

 

          ▲이언주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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