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칼럼] 안전성 논쟁은 부질없는 논쟁이다

칼럼 / 이언주 / 2023-07-05 16: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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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언주 전 국회의원= 사람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문제가 안전성 논쟁인 줄 아는데 그렇지 않다. 어차피 안전하진 않고 원자력기구 IAEA 스스로 밝히듯 국제기준치 이하일 뿐이다. 사실 그 이상이면 너무 끔찍한 일이라 논쟁의 대상 자체가 안된다. 논쟁이 되는 것은 기준치 이하긴 하지만 완전히 안전한 게 아닐 뿐더러 윤리적이지 못하고 바람직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비용-편익 분석"을 하더라도 일본은 비용보다 편익이 클지 모르나, 다른 나라나 국민들은 비용이 편익보다 크기 때문에 역시 이해관계가 충돌한다. 바로 인접한 우리나라나 중국, 대만, 홍콩, 태평양도서국은 더하다. 게다가 일본의 경우에도 현 세대는 편익이 클지 몰라도 미래세대는 비용이 더 클게 틀림없다. 따라서 한국정부가 아무런 편익도 없고 비용만 큰 이 문제를 시종일관 공조하는 것은 비용-편익 분석에 의하더라도 명백히 비합리적 결정이다.

다만 원전산업에 대한 이해관계, 일본(정확히 말하면 일본 국민이 아닌 일본정부)과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작동되는 경우가 있다. 그걸 편익이라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여튼 그 이해관계 때문에 국익과 국민건강 환경안보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일본정부의 편익을 위해 자국 혹은 지구의 이익을 희생시키는 경우다. 

 

현재 한국의 윤석열 정부가 정확히 이 입장을 취하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니 그 "비용"에는 민주질서 위반이라는 비용이 더해진다.

결국 이 문제는, 한국 국민들에게 한국정부의 이 불합리한 결정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철학적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 현재 국내에서 벌어지는 논쟁은 이러한 건강권과 환경권, 기성세대와 미래세대의 비용전가에 대한 가치관 논쟁이다. 

 

그리고, 일본과의 관계와 한미일의 전략적 이익을 위한 우리의 양보에 대한 가치관의 논쟁이다. 특히 편익은 일본에만 있고 비용은 세계가 분담하며 특히 인접국에 큰 비용을 안기는 이 문제를 한국 국민은 대일관계의 전략적 측면에서 감내할 것인가, 일본이 우리에게 주는 대가적 편익은 과연 있는가 하는 논쟁이다.

따라서 기실 정치권이나 언론이 하고 있는 안전성 논쟁은 부질없는 논쟁이다. 당연히 안전하지 않다. 단지 기준치 이하니 그 리스크를 감내할 거냐는 거다. 그런데 무얼 위해? 란 질문에 답이 모호하니 정부도 그걸 설명하고 정치권은 그걸 논쟁해야 한다. 물을 마시니 마니 하는 논쟁, 수조 물을 마시는 퍼포먼스 같은 수준낮은 걸 하지 말고 말이다.

 

앞서 말한 국민들의 철학적 고민, 가치관의 결과에 따라 정치세력은 정치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나도 마찬가지지만 이럴 때 정치인은 눈치만 보지 말고 자신의 정치철학을 정직하게 커밍아웃해야 한다. 무얼 더 중시하는지 말이다. 

 

보수세력 내에도 기성보수와 미래지향적 보수의 생각이 다를 수 밖에 없다.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도 대동소이할 것이다. 제발 정치권은 저질 논쟁, 저질 퍼포먼스로 논지를 가리지 말고 국민들이 논지를 잘 판단하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것이 선진정치다.

 

          ▲이언주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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