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요훈 칼럼] 윤 대통령은 보수인가

칼럼 / 송요훈 / 2024-09-21 18:5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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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언론인 송요훈= 오늘 조선일보에는 무엄하게도 윤석열 대통령의 정체를 묻는 칼럼이 실렸다. 박정훈 논설실장의 기명 칼럼인데, 전체 맥락은 윤석열 부부 때문에 보수가 무너질까 하는 조바심이지만 내용은 자못 신경질적이다.

제발 좀 거칠고 과격하고 무모한 ‘의대 정원 2천명 증원’으로 의사들을 반정부 투사로 내몰고, 젊은 병사를 죽음으로 몰아넣고도 책임 회피에 급급한 채 해병 사건으로 해병대 예비역과 충돌하고, 뜬금없는 R&D 예산 삭감으로 과학기술인들이 등을 돌리게 하는 등 한 마디로 무능하다는 거다.

이제는 보수 주류층마저 등을 돌리고 있는데, 김건희 여사 때문이란다. 국정에도 개입하고 인사에도 개입하고 심지어 여당의 공천과 당무에도 관여한다는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는데, 그런 월권 행위를 수수방관 방치하는 윤 대통령의 태도를 보수층은 도무지 납득하기 힘들단다.

보수의 마지막 보루는 법치의 가치인데, 왜 김건희 여사는 명품백을 받아도 처벌받지 않고 주가조작 의혹으로 고발돼도 4년 넘게 수사를 뭉개고 검찰에 소환돼도 경호처 부속 건물에서 특혜성 조사를 받는지 윤석열 후보를 찍은 보수 유권자들은 속된 말로 ‘X팔리는’ 심정이란다. 

 


그런데 웃긴다. 칼럼에는 김건희 여사에게 ‘심지어 여당 공천과 당무까지 관여한다는 의혹’까지 있다는데 정작 조선일보 지면에는 관련 기사가 없다. 흔한 말로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을 조선일보는 아예 묵살하고 있다.

‘공천 개입' 의혹은 보도하지 않고 외면하면서 ‘김건희 여사의 월권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고 개탄하는 이중적인 태도에서 조선일보의 복잡한 속내를 읽을 수 있다. 보수층마저 등을 돌리고 20% 지지마저 무너지면 어떤 ‘비극적 상황’이 벌어질지 상상만으로 두렵단다.

조선일보가 상상하는 ‘비극적 상황’은 윤석열 정권의 몰락이 아닌 조선일보가 윤석열 정권과 동반 몰락하는 상황이 아닐까. 그래서 조바심을 내는 것이고, 제발 조선일보가 하라는 대로 하라며 신경질적인 훈수를 두는 게 아닐까.

조선일보에 한마디 하련다. 비판을 하려거든 정면으로 바르게 하라. 치명적인 허물은 외면하고 감춰주면서 무슨 비판을 한단 말인가. 

 

보수층이 ‘가짜 보수’ 윤석열에게서 등을 돌린다면, 그 ‘원죄’는 조선일보에 있지 않을까?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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