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대뉴스 경제] 코스피 4000 시대, 원/달러 환율 급등에 대출 규제

경제 / 류현주 기자 / 2025-12-29 09:5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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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자본시장 선진화, 달러 급등
개인정보유출사태, 초강력 부동산정책, 케데헌 열풍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전장보다 8.70포인트(0.21%) 하락한 4,108.62를 나타내고 있다. /사진=뉴스1

[프레스뉴스] 류현주 기자= 올해 국내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이고 역사적인 순간들로 가득 찼다. 

 

주식시장은 연초의 정치적·경제적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고질적인 문제였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원년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전망이다. 

 

강남 3구를 비롯한 서울 중심의 아파트값 상승이 서민 주거불안으로 이어지자 정부는 서울 전지역 및 경기 12곳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정책의 성패는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지만 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주택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①코스피 ‘4000시대’ 개막
올해 경제 분야의 최고 뉴스는 단연 코스피 지수의 사상 첫 4000선 돌파다. 지난 10월 27일 코스피는 역사상 처음으로 4000 시대를 열었다. 1980년 지수 산정 이후 45년 만의 대기록이자, 2021년 3000선 돌파 이후 약 4년 만에 거둔 결실이다. 

 

반도체 업황의 부활과 정부의 강력한 증시 부양책이 맞물리며 한국 증시는 주요 20개국 중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10만전자’·SK하이닉스 ‘60만닉스’ 등극

국내 증시를 이끄는 반도체 양강의 약진이 돋보였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4세대 및 5세대 제품의 공급 안정화와 파운드리 수율 개선에 성공하며 마침내 주가 10만원선을 돌파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폭증에 힘입어 주가 60만원 고지를 밟았다. 특히 반도체가 코스피 시가총액 비중의 절반 가까이 견인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1400원대 원/달러 환율 '뉴노멀'… 비상등 켜진 한국경제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돌파하면서 고환율이 더 이상 일시적 현상이 아닌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거 저부가가치 제조업 중심의 수출 구조에서는 원화 약세가 곧 가격 경쟁력 강화와 수출 증가로 이어졌지만, 산업 구조가 고부가·중간재 중심으로 전환된 현재는 상황이 달라졌다. 수출 경쟁력이 가격보다 품질과 수급에 좌우되고, 달러프라이싱이 일반화되면서 고환율의 긍정적 효과는 제한적이다.

반면 부정적 영향은 커졌다. 국내 산업구조가 원자재를 수입해 반도체나 2차 전지, 석유제품 등 중간재로 만들어 수출하는 형태에 특화됐기 때문이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출단가 개선 효과가 제한됐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부담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내수 비중이 큰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부정적 여파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서울 전역 ‘토허제’ 봉쇄…부동산 초강력 규제

정부는 2025년 서울 집값 급등과 갭투자 확산에 대응해 부동산 규제를 사상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6·27 대책을 통해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일괄 제한하고,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금지하는 등 자금 조달 규제를 강화했다. 다주택자에는 DSR 3단계를 적용해 레버리지 활용을 사실상 차단했다.

이후에도 서울 핵심지 중심의 가격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정부는 10·15 대책으로 규제의 강도를 한층 높였다.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동시에 지정하며 ‘토허제 전면 확대’라는 초강수를 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실거주 목적이 아니면 주택 매입이 사실상 불가능해 갭투자와 단기 매매 수요를 직접적으로 봉쇄했다.

 

생산·포용금융 시대…민간 금융사 사회적 책임 확대 

정부가 올해 금융을 단순한 이자 장사 수단이 아닌 산업 성장·고용 창출·취약계층 부담 완화를 책임지는 공적 기능으로 규정하면서 '생산적 금융·포용 금융' 기조가 본격화됐다. 

은행을 비롯한 민간 금융사들이 중소·혁신기업 금융지원 확대, 설비투자·R&D 금융 강화, 취약차주 부채 경감 프로그램 운영, 지역경제 지원 역할 확대 등을 요구받으며 사회적 책임의 범위가 눈에 띄게 넓어졌다.

정책금융기관이 주도하던 영역에 민간 금융권이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기대가 커졌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다만 금융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라는 기본 책무와 어떻게 균형을 맞출지, 위험을 수반하는 투자와 산업금융 확대를 어디까지 할지에 대해서는 업계 내에서 실효성·리스크 부담·성과 측정 방식을 둘러싼 논쟁도 함께 제기됐다. '선언적 구호'에 그칠지, 실제 금융 생태계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가 내년 이후 최대 관전 포인트다.
 

⑥주주환원 경쟁 가속…배당·자사주 정책 체질화
금융당국의 자본관리 가이드라인 제시와 보통주자본비율(CET1) 활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은행권의 주주환원 정책이 일회성 이벤트를 넘어 '경영 전략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한 해였다.

그동안 보수적인 자본 운용을 유지하던 은행들이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분기배당 도입 등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연이어 발표하며 주주환원 경쟁에 속도를 붙였다.이에 따라 은행별로 '얼마나 환원하느냐'가 아닌 '어떤 방식으로 차별화된 환원을 할 것인가'가 핵심 전략 과제로 부상했다.

시장에서도 금융주의 기업가치 제고, 주주 신뢰 회복, 중장기 투자 매력 강화라는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다만 금융이 공공재적 성격을 지닌 산업이라는 점에서 금융 안정성·충당금 적립·사회적 책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과제가 동시에 제기됐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엔비디아' 판 커진다
지난해 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시작된 슈퍼사이클이 올해 반도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을 선점한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형성됐던 호황은 삼성전자까지 이어지며 국내 양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모두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HBM 투자 확대에 따른 범용 D램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도 업황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는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이끈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사법 리스크를 해소한 뒤 글로벌 경영 행보를 강화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여기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제조 공정의 AI 전환을 추진하며 AI 반도체 생태계 확장에 힘을 보탰다.

 

디지털신뢰 붕괴 부른 '해킹 참사'
올해는 국내 산업과 국민 모두를 불안에 떨게 한 '해킹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통신과 금융, 유통, 가상자산 등 핵심 디지털 인프라 전반에서 대규모 보안 사고가 잇따르며 사회적 신뢰 기반이 크게 흔들렸다. 연중 이어진 해킹 사태는 특정 산업을 가리지 않는 사이버 위협의 현실을 여실히 드러냈다.

특히 국가 기간통신망을 책임지는 통신사에서 연쇄적으로 보안사고가 발생하며 파장이 컸다. 지난 4월 SK텔레콤에서 대규모 해킹으로 가입자 232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데 이어 9월에는 KT에서 펨토셀 해킹을 통한 무단 소액결제와 2만명 이상의 개인정보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권과 유통업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9월 롯데카드에서 가입자 3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고, 11월에는 업비트가 해킹으로 약 445억원 규모의 가상자산을 탈취당했다. 

쿠팡에서도 3370만명에 달하는 가입자 정보 유출 정황이 드러났다. 이외에도 넷마블, SK쉴더스, GS리테일, CJ올리브영, 예스24 등 다수 기업에서 해킹 또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정부는 사이버 보안 강화 대책을 내놓으며 보안 관리에 소홀한 기업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내우외환' 유통산업 재편 가속
올해 유통산업은 내우외환이 겹치며 사면초가에 놓인 한 해였다. 먼저 지난 3월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는 연말까지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다. 이달 29일 회생계획안 제출 시한을 앞두고 인수 불발 시 청산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협력사의 납품 중단과 급여 분할 지급에 따른 고용 불안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이커머스 업계도 큰 파장을 겪었다. 11월 쿠팡에서 약 300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전례 없는 사태가 발생했다. 내부 권한 관리 허점이 원인으로 지목되며 2차 피해 우려가 커지자, 정부와 여당은 범부처 TF 구성 및 청문회 추진을 통해 강도 높은 책임 규명에 나섰다.​ 

 

'케데헌' 앞장서고 블핑 받쳐주고…K컬처 글로벌 열풍

전 세계에서의 K컬처 열풍은 지속됐다. K팝을 필두로 다양한 K콘텐츠들이 글로벌 흥행을 성공하면서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중심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있었다.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 감독이 만든 '케데헌'은 지난 6월 공개 이후, 신드롬급 인기를 끌며 3억 뷰를 돌파했다. 이는 넷플릭스 작품 중 역대 최고 조회수다.

'케데헌' 속 음원들의 흥행도 두드러졌다. 극 중 걸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골든'(Golden)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서 8주 동안 1위를 거머쥐었다. 디즈니 작품이 아닌 애니메이션 OST 최초로 '핫 100' 1위를 차지하는 신기록 역시 달성했다.

'골든'은 내년 2월 열릴 미국 최고 권위와 전통의 음악 시상식인 제68회 그래미 어워즈의 4개 본상 중 하나인 '올해의 노래' 부문에 후보에도 올랐다. 
걸그룹 블랙핑크도 2025년 한 해 동안 K팝 걸그룹 최대 규모 월드 투어를 돌며, 세계적 인기를 재확인케 했다.


K드라마에 대한 주목도 계속됐다. 이병헌 이정재 주연의 '오징어 게임' 시즌3는 올해 공개, 누적 시청 시간만 8억 9000시간을 돌파하며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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