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칼럼] 한미일 동맹의 전제 조건
- 칼럼 / 이언주 / 2023-08-20 16: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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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와 강성희 원내대표를 비롯한 참가자들이 2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 규탄 기자회견에서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 뉴스1) |
이미 한미동맹과 한일동맹이 있고, 한미일이 전략적 협력관계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삼각동맹 수준으로까지 발전할 경우 미국이나 일본은 몰라도 한국의 입장에서는 별 전략적 이익은 없는 대신 불안정성만 가중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는 너무나 분명하였기 때문에 그동안 한국은 보수정권이든 진보정권이든 일관되게 떨떠름한 입장이었다.
그렇듯 그동안 한미일동맹은 미국의 동아시아전략의 일관된 목표였지만 한국의 이해관계가 항상 걸림돌이었다. 한국의 입장에서는 대북방어 차원에서는 한미동맹만으로도 충분하다.
더구나, 일본과는 미국을 매개로 한 협력관계로 충분한데 굳이 한일군사동맹이 왜 필요한지 설득력이 약하다. 일본의 재무장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한일동맹이 작동되는 전시상황을 가정해 보자.
우리가 일본열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참전하는 경우 또는 일본이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참전하는 경우 혹은 대만 등 동아시아 다른 곳에서 전쟁이 일어나서 미군이 이동하면 그 공백을 일본과 우리가 함께 메꾸며 특히 일본이 주한미군 역할을 대신할 경우 등이 있을 수 있다. 그때 우리는 아무런 거부감 없이 전국민이 일치단결하여 일본을 혈맹으로서 믿고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동해안 작전 수행차원에서 일본 자위대가 독도에 상륙하는 걸 용인할 것인가? 나 같으면 믿을 수 없다. 아마도 나 뿐만 아니라 많은 한국인들이 그럴 것이다.
설사, 일부 세력이 무리해서 밀어붙인다 한들 한일간 동맹관계가 과연 유사시에 잘 작동될 것인가 생각해 보라. 내가 보건대 십중팔구 국론분열로 인해 동맹이 작동되긴커녕 우리나라 내부의 혼란상과 불신, 난맥상으로 차라리 예전(한미와 미일동맹, 한일간 미국을 매개로 한 협력관계)이 더 나았을 거라고 생각할 거다.
혹자는 그런 우리나라의 상황을 비난하며 억지로 미국 주도로 맞춰줘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국가의 외교정책이나 방향은 다수 국민들을 설득해가며 가야 하는 것이지 어느 세력이 일방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게 아니다.
더구나 일본 이슈는 절대 다수국민을 규합할 수 없고 더구나 현재 일본이 보여주는 오만한 태도로 볼 때 더더욱 당연하다. 그러니 냉철하고 현명한 지도자라면 한국의 오욕과 한의 역사, 현 일본의 오만하고 신뢰할 수 없는 태도, 미국이 유사시 한일 사이에서 한국보다 일본의 편을 들 거라는 합리적 예측 등을 감안해 한국의 입장을 정리해야지 순리에 어긋나게 무리해서 밀어붙이면 반드시 사달이 나게 되어있다.
백번 양보해서 그동안 한미일동맹이 미국의 동아시아에서의 최고 목표였고 그 최대 걸림돌이 "한국의 이해관계 없음"이었던만큼 우리가 미국 주도의 흐름에 편승할 수 밖에 없었다면 우리는 우리의 국익을 스스로 챙겼어야지 스스로 버려서는 결코 안되는 것이었다. 즉 미국 입장에서 그것이 최대 걸림돌이었다면 미국으로 하여금 "한국의 이해관계"를 실현하라고 압박했어야 한다.
나는 적어도 한미일동맹의 전제 조건으로, 우리가 (1) 강제동원 및 위안부 문제 등 미해결 과거사 문제를 일본이 해결할 것 (2) 일본이 우리의 영토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독도가 한국땅임을 선언할 것 (3) 향후 한반도안보, 북한의 경제개발과 남북통일 등 미래의 한반도의 안보경제 문제에서 한국의 입장을 전적으로 존중하고 동의할 것 (4)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문제를 한국 등 주변 동맹국들과 협의하여 처리할 것... 등을 제시하고 관철시켰어야 한다고 본다.
그 정도는 해야 최소한 미국 일본 입장에서는 엄청난 이해관계가 있는 반면 우리에겐 큰 이해관계도 없는 한미일동맹이 우리에게도 큰 이해관계가 생길 것 아닌가?
나는, 독도문제 즉 영토분쟁이 있는 나라하고 세상에나 그 문제를 종결짓지도 않은채 군사동맹을 맺는 머저리를 본적이 없다. 어떻게 국익을 위협하는 약속을 하면서 아무런 대가도 받아내지 않는단 말인가?
나는, 윤석열 대통령의 어리석음이나 무능 이전에 그가 대한민국의 국가원수로서 기본 자세가 결여되어 있다고 결론 내릴 수 밖에 없다.
그동안 수차례 나 뿐만 아니러 많은 전문가들이 이런 문제를 경고했건만 그는 전혀 들을 준비가 안되어 있다. 여당은 아예 한술 더 떠 적극 두둔하고 앉았다. 이 문제는 여야나 보수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윤 대통령의 입장 어디에 "보수의 가치"를 찾아볼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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