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크레센도와 데크레센도
- 칼럼 / 이창섭 / 2023-05-02 18:13:37
참 희한하게도 딱 그 자리에 가니 생각이 났습니다. 연휴에 글쓰기 주제 하나를 생각해 뒀었는데 아침이 되니 좀처럼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예전처럼 미리 제목을 메모해 둘 걸 아쉬워하며 출근하는데, 주제를 떠올렸던 그 자리를 지나다 갑자기 반갑게 떠올랐습니다.
일전에 후배들과 담소할 때 얘기한 나이가 들면 누구나 줄어들 수 밖에 없거나 늘어나는 것이고 또 그 방향이 맞다면 미리 그렇게 해보자는 것입니다.
중학교 1학년 때 베토벤 머리의 음악 선생님은 음악을 참 사랑한 분이었습니다. 풍금을 치며 봄노래를 가르치실 때면 봄꽃처럼 표정도 밝게 하라고 하셨지요. 음악시간에 배운 악보 위에 쓰여진 '크레센도'와 '데크레센도'가 후배들 얘기와 겹쳐 다가왔습니다.
아시다시피 이는 악기 연주나 노래소리를 '점점크게' 또 '점점작게' 하라는 뜻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어떤 일은 점점크게 해야하고 또 작게 하는 게 좋기도 합니다.
먼저, 점점 작아져야 할 것이 무엇일까요?
아마 욕심이라고 답하실 분들이 많겠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말도 그럴 수 있습니다. 남을 힘빠지게 하고 도움되지 않는 말일 땐 더 그럴 수 있습니다.
반대로 '크레센도' 점점 커져야 하는 것으로는 베풀고, 기다리고 이해하고, 또 작지만 만족하는 마음 등등이 있겠습니다. 누구나 성품도 환경도 다르기에 정해진 답은 물론 없습니다. 그저 자기 생각대로 정해봐도 좋겠습니다.
막걸리 마시는 양과 횟수도 줄여야 겠습니다. 누구나 중년은 처음이듯 앞으로 맞는 삶속에서는 여러 처음 경험하는 일들이 많을 것입니다. 좋은 일도 있겠지만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것들도 그만큼은 될 것입니다.
그 모든 것들을 제대로 즐기고 또 이겨내기 위해서는 몸과 마음의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계속 똑같은 톤의 노래보다는 '점점크게'와 '점점작게'가 섞이면 더 재밌는 삶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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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섭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서울동남부지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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