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작은 쉼터
- 칼럼 / 이창섭 / 2023-03-02 00:49:34
만 18세를 넘겨 더 이상 보육원에 있을 수 없기에 나와서 어렵게 자립의 길을 가는 청소년들을 돌봐주는 작은 쉼터가 있습니다. 이들에게 이곳은 마치 푸근한 엄마와 같은 느낌이 든다 했다고 일전에 아내가 얘기 하더군요.
태어났다는 것은 모두 엄마가 있을 텐데 어려서 보육원에 맡겨진 모진 사연이 있는 어느 청년은 자신을 버린 엄마를 지금와서 만나고 싶진 않다고 했다 합니다.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엄마의 사랑은 한번도 받아보지 못했지만 그 사랑이 어떤 사랑인 줄은 잘 알고 있는 것이지요. 그건 본능입니다.
보육원 얘기를 하니 일전에 만난 어느 중소기업 대표님의 사회공헌 계획이 새삼 기억납니다. 어렵게 자란 보육원 출신 청년들을 자신의 회사에 입사시켜 완전 자립이 가능하도록 기술을 익히게 하고 또 학업도 병행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싶다는 계획을 말씀하시더군요.
아마도 본인도 어려운 어린시절을 보냈기에 누구보다도 더 보육원 출신 청년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어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네요. 종잣돈을 모으고 본인처럼 창업에 뜻이 있다면 그 지원도 아끼지 않아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로 육성하겠다는 큰 뜻이 있었습니다.
작년 요맘때 생일 전에는 코로나19에 걸려 일주일 고생한 '회식 및 MT 전문' 딸애가 이번 생일을 앞두고는 비탈길에서 넘어져 인대가 늘어나 4주 기브스를 하게 되었습니다. 불편한 다리를 한 딸의 집안 돌봄부터 직장까지 아침저녁으로 차 태워 같이 출퇴근하는 아내를 보니 엄마의 자식 사랑을 또 한번 잘 알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종교단체가 운영하는 보육원에서 6개월 미만 영아들을 돌보는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애기들을 돌보며 보육원의 청년들이 나중에 조금은 더 세상을 따뜻하게 바라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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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섭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서울동남부지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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