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어 끼니를 거르는 호주 대학생들

칼럼 / 유창선 / 2018-08-17 17: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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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대학생 7명 중 1명은 경제적 이유로 정기적으로 굶고 있어

정부보조로 해결되지 않는 물가 상승비로 인해 알바를 하지 않으면 생활유지가 어려운 호주학생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호주는 대학생 학자금 대출과 소득이 낮은 대학생들을 위한 생활비 보조가 있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적은 편이다. 그러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많은 수의 대학생들이 물가 상승 및 렌트비 상승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쳐 있으며, 정부의 보조로는 해결할 수 없어 일하고 있으나 충분한 소득도 올리지 못하고 학업에도 충실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SBS뉴스에 따르면, 2017년 유니버시티 오스트레일리아의 보고서 설문에 참여한 1만8500명의 대학생 중, 평균 일곱 명 중 한 명은 경제적인 이유로 정기적으로 굶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방에서 온 학생이나 부모의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경우는 다섯 명 중 한 명이, 그리고 원주민 출신 중에는 네 명 중 한 명이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쳐 있다고 했다.


해외에서 온 유학생도 사정은 다르지 않으나, 일주일에 한 번 정도라도 가족이나 친척 집에 가서 식사할 수 있는 호주 학생과 비교하면 더 열악한 상황일 수 있다고 유니버시티 오스트레일리아 대표 카트리나 잭슨은 말했다.


조사에 따르면 호주 대학생들의 연평균 소득은 18300호주달러이나, 설문에 참여한 학생의 삼 분의 일이 지출이 자신의 소득보다 많다고 답했다. 또한 설문 참여 대학생의 삼 분의 일이 일을 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수업에 빠진다고 대답했다.


뉴사우스웨일즈 대학(UNSW)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대학생들의 최저 생계비가 주 평균 430 호주 달러로 나타났는데, 정부 보조금액은 278 호주 달러로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많은 수의 학생들이 일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많은 호주의 부모들은 대학에 입학한 자녀의 생활비를 지원할 수 없는 형편이며, 정부가 지원하는 학자금 대출도 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급여에서 공제해 가기 때문에 결국 이러한 경제적 문제는 졸업 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작년 호주 정부는 고등교육에 17조 호주달러를 지출했으며, 학생들 수업료의 절반 이상을 세금을 통해 지원했다고 한다. 그러나 경제적인 어려움에 직면한 대학생들이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할 경우, 결국 졸업생들의 학업 성취도는 내려갈 수밖에 없고, 이는 호주의 국가 경쟁력 저하로 직결되기 때문에 호주로서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젊은이들이 현재 겪고 있는 경제적 어려움은 미래를 불안하게 만들고 더 나아가 사회에 불만을 품은 잠재적 반사회세력을 양성하게 된다. 오늘 생존하기 위해 내일 심을 종자씨까지 먹어버리는 우(愚)를 우리 사회라도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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