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영원한 마블의 굴레 속으로
- 연예 / 김혜리 / 2018-04-27 16:03:38
|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의 메인포스터.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
(이슈타임 통신)김혜리 기자=마블 영화의 셀링 포인트 중 하나는 '돈냄새'다. 할리우드와 마블만이 가진 자본력과 뻔한 내용을 재미있게 재생산하는 기획력은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영웅서사 공식을 철저히 밞아왔지만 매 편이 지루하지는 않았다. '영웅 등장-빌런과 만남-영웅의 위기-승리'같은 서사는 오래 전부터 영웅 스토리텔링의 거푸집을 그대로 따랐다.
마블은 단 한 번도 이를 벗어나지 않고 흥행을 성공시켰다. 물론 상영시간 내내 눈을 뗼 수 없는 CG를 버무려 말초신경을 자극한 덕분이다. 단순한 CG 자랑을 넘어 물 샐 틈 없는 촘촘한 구성과 캐릭터의 당위성, 가벼운 유머 코드까지 마블의 불패신화는 깨진 적 없다.
그러나 마블은 관객의 충성도를 맹신하고 있다. '어벤져스' 시리즈는 비단 팬뿐만 아니라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낮은 진입장벽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에서는 그렇지 않다. 통쾌한 한 방도, 설명도, 감동을 자극할 개연성조차 없다. 어벤져스를 꾸준히 봐온 팬이라면 눈여겨 볼 만 한 히어로인 아이언맨과 스파이더맨, 캡틴과 버키, 스칼렛과 비전의 관계는 순식간에 끝났다. 히어로들 각자의 이야기를 짧지만 개연성 있게 그렸던 이전 시리즈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마블을 처음 접한 사람들은 통쾌한 우주 활극을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강 빌런(Villein, 악당) '타노스'를 나타내는 데 치우쳐 히어로 소개에 급급한 모습은 마블 특유의 경쾌한 리듬을 박살냈다. 타노스에 맞춘 빠른 템포는 어벤져스를 처음 접한 사람은 절대 즐길 수 없는 콘텐츠였다. 마블은 '우리 시리즈 다 보고 왔지?'라고 질문조차 하지 않는다. 이미 보고 온 사람들을 대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마블에 관심없던 사람들은 굳이 영화를 선택하지 않고, 팬들도 마블 영화에 시간 투자하는 일을 고깝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전국 2700개 중 2563개 스크린에서 '어벤져스'가 나오는 상황에, 비(非)마블팬은 갈 길을 잃었다. 강력한 자본과 불패신화로 무장했다지만 그만큼 불친절한 마블의 밭을 다시 한 번 실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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