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고양이와의 교감을 그리는 집사 '루나' 작가를 만나다
- 펫 / 김담희 / 2017-11-06 16:19:49
고양이 일러스트레이터 루나와 반려묘 하루.[사진=일러스트레이터 루나] |
(이슈타임)김담희 기자=집사의 일상을 담은 일러스트에세이 '소녀와 냥이들이 그림일기'를 보고 있으면 감성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집사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작가 루나가 반려묘들과 함께 살면서 받았던 '교감'의 순간들을 담아내 그 만의 사랑스러운 느낌들이 그림에 묻어나고 있다.
그가 고양이 일러스트 작가로 활동하기까지 반려묘 '하루'와 '하나'의 영향이 컸다. 20살 때 이상과 현실의 괴리 속에서 우울증을 겪었다는 루나 작가는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했다.
첫 번째 버킷리스트였던 '고양이 키우기'를 실현하면서 반려묘 '하루'를 만난 그는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린다고 말했다.
그는 "어렸을 때라 펫샵이 어떤 곳인지 잘 모르고 서울의 한 펫샾에서 하루를 입양했는데 시외버스에 태워서 보내주더군요. 그걸 보고 꽤 충격을 받았습니다"라며 "우는 하루를 보고 단지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힘들게 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사람 많은 터미널에서 고양이를 안고 평생지켜주겠다고 다짐하며 엉엉 울었던 순간이 기억에 남아요"라고 전했다.
우여곡절 끝에 하루를 입양한 루나 작가는 하루가 커가면서 같은 고양이로부터 받는 교감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동생 '하나'를 입양하게 됐다. 루나 작가는 두 반려묘가 "매일 아옹다옹하지만 서로 챙기며 같이 노는 둘도 없는 형제이자 친구"가 됐다고 말했다.
둘도 없는 친구이자 형제가 된 루나 작가의 반려묘 '하루'와 '하나'.[사진=일러스트레이터 루나] |
20살 겨울에 본격적인 작가 활동을 시작한 그는 좋아하는 고양이를 그리다보니 어느샌가 고양이 작가로 불리게 됐다며, 아직 '작가'라는 호칭이 익숙하지 않다며 쑥스러워 했다.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면서 그 전에는 미처 느끼지 못했던 감정들을 기록한 '소녀와 냥이들의 그림일기' 일러스트 에세이를 그리면서 스스로 큰 위로를 받았다. 현재 출판사와 의견을 조정하는 중이며 내년쯤에는 책으로 만나 볼 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러스트 에세이 외에도 반려동물 초상화를 주문 받아 작업하는 그는 "언뜻 보기에는 비슷해보 이지만 반려동물마다 다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매력"이라며 "털 한 올 한 올 실제 모습과 비슷하게 작업하기 때문에 완성됐을 때 희열감이 대단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끔 별이 된 아이들을 추억하기 위해 의뢰를 해주시는 경우가 있는데 사연과 함께 아이들의 얼굴을 마주하고 있으면 덩달아 슬퍼지는 것을 어쩔 수 없더라. 다만 절 믿고 반려동물 초상화를 맡겨주시는 집사님들이 있는 것과 완성본을 받고 기뻐해주시는 모습을 볼 때마다 큰 보람을 느끼며 작업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반려묘가 루나 작가에게 어떤 의미냐는 질문에 그는 반려묘와의 교감에서 작품 영감을 받는 만큼 '하루' '하나'를 "삶, 그 자체이자 뮤즈"라고 표현했다. 루나 작가는 "(고양이들이)저를 구원해줬다고 생각해요. 방향을 잃고 헤매던 저에게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을 주었습니다"하며 그림으로 내면을 그리는 과정이 감사하다고 전했다.
다른 고양이 작가들과 '드로잉캣' 팀을 만들어 전시회, 박람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던 그는 "오는 12월 인사동 쌈지길에서 드로잉캣 단체전이 예정돼 있다"며 "커다란 고양이를 각자의 그림 스타일대로 그려 합쳐 하나의 고양이가 되는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말하며 기대에 찬 모습을 보였다.
내년 출판 예정인 루나 작가의 '소녀와 냥이들의 그림일기' 일러스트 에세이 中.[사진=일러스트레이트 루나] |
이어 루나 작가는 앞으로의 바람에 대해 "유화 특유의 거친 느낌과 입체적인 느낌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볼 생각"이라며 "고양이에 대해 잘 모르고 선입견을 가진 분들이 종종 있는데 인식이 개선됐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근래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며 비밀리에 준비하고 있어 미리 밝힐 수는 없지만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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