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길고양이의 사연을 그리는 작가 드로잉캣 꿈꾸는 지니(Genie)를 만나다
- 펫 / 김담희 / 2017-09-28 08:10:14
"올해 이렇게 바쁘게 전시회를 할 줄 몰랐어요"
홍대 카페에서 만난 '꿈꾸는 지니' 작가는 최근 소속된 고양이 일러스트 팀 '드로잉캣'의 근황을 전하며 이렇게 말했다.
꿈꾸는 지니 작가가 드로잉캣 근황을 전했다.[사진=김담희 기자] |
드로잉캣은 지난 4월 전주 ‘봄냥봄냥’ 전시를 시작으로 6월 홍대, 8월 남대문로 전시에 이어 9월 15일부터 추석 연휴 때까지 춘천 고양이서점 파피루스에서 전시회를 진행한다.
팀에서 맏언니를 맡고 있는 꿈꾸는 지니는 디자인을 전공했지만 결혼과 육아로 인해 미술에서 잠시 손을 뗐다가 우연한 계기로 고양이 작가 길을 걷게 됐다.
지니 작가는 "제가 그린 고양이 그림을 보고 고양이신문 편집장님이 작가방을 만들어주셔서 시작하게 됐죠"라며 "유기묘들을 그려주면서 동화처럼 아이들의 사연을 함께 적어 올렸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친구가 유기묘봉사팀 '별에서 온 고양이를 품다'에서 구조한 새끼고양이들의 입양을 위해 재능기부로 사진 촬영 하는 것을 보고 나는 뭘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입양 후원 초상화를 그려 선물로 주기로 마음먹었다.
지니 작가는 유기묘를 위해 어떤 것을 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 입양 1년 뒤 생일에 초상화를 그려주는 재능기부 활동을 하고 있다.[사진=김담희 기자] |
지니 작가는 "고양이들을 위해 나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했는데 그림이더라고요"라며 그때부터 고양이가 입양된 1년 후 생일에 맞춰 고양이의 초상화를 그려 보내준다고 말했다.
그의 그림에는 항상 고양이와 꽃이 함께 있다. 그 이유를 물으니 "사람들이 길고양이를 너무 안쓰럽게만 생각하는 게 싫어서"라고 대답했다. 이어 "꽃이랑 같이 그리니까 이제는 아련해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래도 사연 있는 아이들이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많은 길고양이들을 그렸지만 유독 지니 작가의 기억 속에 남는 아이들은 '아카''시아' 남매다. 그는 "아카가 별이 된 다음에 두 남매의 그림을 그리게 됐는데 얼마 뒤 시아도 복막염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그래서 제가 마치 영정사진을 찍은 것처럼 마음이 많이 안 좋았죠"라며 안타까운 마음에 더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말했다.
지니 작가가 그린 '아카''시아' 남매 초상화.[사진=꿈꾸는지니 SNS] |
초상화 그림이 특징인 지니 작가는 앞으로 색다른 느낌의 작품에 도전 할 계획이다. 그는 "저는 (고양이) 그림을 그릴 때 사진처럼 똑같이 그리기보다 분위기를 표현하는 편인데 특히 눈을 가장 신경 써서 그리는 편"이라며 "그래서 다음에는 아이들 눈만 크게 해서 3D로 그려볼까 생각 중이에요. 아이들 눈은 '우주'라고 하기도 하거든요"라도 밝혔다.
오랫동안 쉬었던 그림을 다시 시작하는데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엄마는 나보다 그림이 더 중요해?'라는 아들의 투정뿐만 아니라 집안일과 그림 가운데서 균형을 잡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해야 했다.
지니 작가는 유명해져서 자신의 그림으로 길고양이들을 도와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사진=김담희 기자] |
그래도 그가 그림을 포기하지 않은 것은 가족의 믿음 덕분이었다. 지니 작가는 "아들 미술학원에 데리러 간 적이 있었는데 원장님이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한울이가 엄마가 그림 그리는 일도 하고 봉사활동을 하는 게 너무 자랑스럽다고 얘기했다고"라며 "그래서 내가 그림을 그려서 성공하는 게 아이에게도 좋은 모습을 보이겠구나 힘을 얻었죠"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엄마, 아내, 딸 외에도 '작가'라는 새로운 호칭을 얻은 지니 작가는 "처음에는 작가님이라는 호칭도 어색했는데 지금은 주위 사람들이나 특히 신랑의 태도가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작가라는) 새로운 삶을 실감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지니작가는 앞으로 바람에 대해 "제가 유명해져서 그림을 판매하거나 기증하는 것으로 고양이들을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저만 할 수 있는 방법으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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