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반도체 업무, 질병과 인과관계 있다"…삼성전자 근로자 산재 인정
- 경제/산업 / 서영웅 / 2014-11-07 17:59:00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질병을 얻은 근로자의 경우 산업재해에 해당한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단독 이상덕 판사는 7일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재생불량성 빈혈을 진단 받은 유모씨(32)와 뇌종양으로 사망한 故이윤정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승소를 판결했다.
이 판사는 "업무상의 사유에 따른 질병으로 인정하려면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는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해야 한다"며 "그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고 근로자의 취업 당시 건강상태, 발병원인물질이 있는 작업장에서의 근무기간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업무와 질병 또는 그에 따른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정되는 경우에도 해당된다" 전제했다.
이어 "발병의 원인과 메커니즘이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삼성전자 온양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벤젠, 포름알데히드 등의 유해 화학물질과 극저주파 자기장, 주·야간 교대근무 등과 같은 작업환경상의 유해요소들에 노출된 후 질병이 발생했으므로 발병과 업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고들이 근무한 온양사업장 검사공정에서는 유기용제나 화학물질을 직접 취급하지 않았으나 여러 조사에서 벤젠 등의 화학물질이 검출됐으며 측정하지 않은 여러 유해 화학물질이 실제로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원고들의 유해 화학물질에의 노출 수준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지난 2010년 개별 역학조사는 원고들이 재직한 2000년경의 작업환경을 설명해주지 못하고 화학물질 일부에 대해서만 조사·측정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故이씨는 지난 1997년 고등학교 3학년 재학중 삼성전자 온양공장에 들어갔고, 반도체 조립라인 검사공정에서 일하다 6년 만인 지난 2003년 퇴직, 2010년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
지난 2000년부터 이씨와 같은 곳에서 근무한 유씨는 입사 1년만에 재생불량성 빈혈을 진단받았다.
앞서 재판부는 백혈병에 걸려 숨진 삼성전자 근로자 故황유미와 이숙영씨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했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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