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연예인, 그들은 왜 여자를..
- 기자수첩 / 이슈타임 / 2013-03-07 03:34:00
"한 때는 여자들이 귀찮을 정도로 꼬였는데 지금은 참 외롭단 말이지."
1990년대 활동했던 한 인기가수의 볼멘소리다. 당시 1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올리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그는 요즘 수입 불균형으로 피폐해진 자신의 삶을 이야기했다. K씨는 "그나마 한 때 인기가수란 타이틀 때문에 주변에서 맞선자리도 들어오고 있지만 별다른 벌이가 없어 섣불리 결혼도 어렵다. 이렇다보니 외로울 때 여자를 보면 험한 충동도 느꼈다"고 말했다.
요즘 연예계는 여성과 관련해 성폭행, 성추행 등 별의별 사건이 다 터지고 있다. 최근 연예인들이 성범죄에 고통받는 모습은 여러모로 시사하는 점이 많다. 그렇기 때문에 업계는 어느 때보다 연예계의 암담한 현실을 피부로 느끼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범죄 행위의 주체가 연예인 지망생의 성상납을 노리던 일부 PD나 매니저 사칭범에서 현역 젊은 인기스타에게 번지는 추세라 더욱 문제다. 요즘 일부 젊은 스타들은 여성과 관련한 부도덕한 행위를 아무렇지 않게 일삼으며 문제의 심각성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혼성그룹 룰라 출신 방송인 고영욱(37)은 최근 미성년자 성폭행·성추행 혐의로 구속 기소돼 전자발찌 부착명령까지 청구된 상태다. 작년 12월 서울 홍은동의 한 도로에서 귀가 중인 여중생 이모(13)양에게 자신이 연예 관계자라며 접근해 차에 태우고 몸을 더듬는 등 작년 3월부터 12월까지 총 3명의 여성을 성폭행·성추행 한 혐의를 받고 경찰서에 신고됐다.
이밖에도 인기그룹 H.O.T 출신 가수 이재원과 개그맨 이수근이 한 때 성추문에 휩싸이기도 했다
다른 경우지만, 박시후는 지난 18일 연예인 지망생 A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됐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은 지난달 14일 밤 11시께 서울 청담동 B포장마차에서 박시후화 함께 술을 마신 뒤 새벽 2시께 만취 상태로 박시후의 청담동 아파트에 갔다가 정신을 잃은 사이 성폭행 당했다며 고소장을 접수했다. 하지만, 박시후 측은 결백을 주장하면서 A양을 무고죄로 맞고소한 상태다.
과거의 연예계를 들여다보면 지금이 보인다. 2002년께 공중파 한 유명 PD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한 여대생의 친구 A양과 술을 마시고 A양이 만취한 사이 성폭행 한 혐의를 받았다. 같은 시기 모 방송국 PD와 모 연예기획사 직원은 미성년자인 연예인 지망생 B양을 방송국 리포터로 채용해주겠다며 여관으로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로 수배되기도 했다.
이에 한 방송국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의 만남에서 "아직도 방송국 로비나 커피숍에 앉아 있으면 여자들에게 접근해 사기를 치고 심지어 노골적으로 신체접촉을 즐기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고 귀띔했다. 또 그는 "최근 나이트클럽이나 인터넷채팅으로 만난 여성에게 연예계 데뷔를 미끼로 몸과 돈을 받아 챙기려는 또 다른 연예인이 있다는 괴소문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욕을 부리는 순간 `권력`은 `독`이 될 수 있다. 일부 방송인들이 `연예계 권력`으로 망하고 있다는 사실이 방증이다.
K씨는 "일부 연예인은 자신이 스타가 되고 주변에 여성 팬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그들을 무척 쉽게 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인지 일부 연예인들은 스타란 우월감에 사로잡혀 망각에 빠진 채 여자를 함부로 대했다가 나락으로 추락하는 경우도 있다. 솔직히 나도 한 때 유명인으로 살아가던 시절을 떠올리면 삼천궁녀를 거느린 의자왕도 부럽지 않을만큼 자신에 가득차 여자를 내 뜻대로 움직여 보려 했던 것 같다"며 자기반성의 소회를 드러냈다. 이승우 기자 iss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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