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석진 칼럼] 남욱의 2,000억원 압류

칼럼 / 전석진 / 2026-01-08 13: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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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변호사 전석진= 오늘 남욱의 재산이 2000억원에 달하고 이를 성남시가 압류하려고 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나는 이 재산이 현존한다면 그것은 SK그룹의 돈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장동 사건에서 남욱과 SK그룹은 아주 밀접하다. 먼저 동아일보가 2021.10.9.자로 보도한 절반은 그분 것 기사가 있다. 이는 SK그룹은 남욱을 통하여 허위 사실을 동아일보에서 취재하게 만든 것이다.

 

남욱이 동아일보에 말한 허위 사실은 "천화동인 1호가 본인(김만배)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김씨한테서)들은 건 사실"이다 라는 것, 천화동인 1호는 그분 것인데 김씨가 평소 유동규 전 본부장을 '그분'이라 지칭한 기억은 없다. 그러므로 그분은 유동규의 윗선일 것이다. 라는 취지의 인터뷰를 하였다. 그리고 남욱은 김씨가 녹취록에서 “천화동인 1호 배당금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한 것에 대해 “잘 기억나지 않지만 녹취록에 있다고 하니까 맞을 것”이라고도 했다.(조선일보 2021.10.13.자)


“김만배 씨가 유동규 전 본부장을 '그분'이라고 지칭했을까?” 묻자 남욱은 *“그런 기억은 없다. (김만배와 유동규는)저희끼리는 형·동생이었다”*라고 답변했다. 남욱의 이 말은 김만배가 평소 유동규를 ‘그분’이라고 부른 적이 없으므로 녹취록의 ‘그분’은 유동규가 아닌 다른 윗선을 의미할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겼다.


결국 남욱의 인터뷰는 ‘그분’ = 유동규 윗선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고, 많은 사람들은 그 윗선을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로 추정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이재명 측이 대장동 개발 이익 중 70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식의 소문이 2021년 말 정치권과 언론을 뜨겁게 달궜다. 이러한 발언들이 모두 이재명 대통령이 천화동인 1호의 절반의 권리가 있어 결국 600억원 상당의 뇌물을 받았다는 사실이 퍼지게 되었다.


둘째, 남욱은 대장동 사업 초기 2015년도에 SK 계열사인 킨앤파트너스로부터 60억을 대출 받아(한국일보 2021.9.26.자) 이 돈을 거의 모두 수표로 찾아서 비자금으로 사용하였다. 이 돈의 용처가 수사된 적은 한번도 없다. 그래서 이 60억원이 어떻게 쓰였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셋째, 남욱은 2021년도에도 비자금 8억원을 조성하여 유동규에게 준 사실이 있고(서울신문 2022.10.25.자, 대장동 1심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25.10.31.선고 2021고합970), 2021.1.경에 정민용에게 35억원의 뇌물을 주는 등(뉴스토마토 2021.10.11.자, 서울중앙지방법원 2025.10.31.선고 2021고합970), SK 비자금 관리인으로 활동한 정황이 너무도 뚜렷한 것이다.


또 최근에 내려진 대장동 사건 판시를 보면 SK그룹의 비자금 관리인인 남욱이 이기성에게 빌린 돈 5억원으로 박영수를 거쳐 화전대유의 계좌로 5억원을 납입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5.10.31.선고 2021고합970). 이중 3억원은 화천대유의 자본금으로 납입되었고, 2억원은 천화동인 2~7호의 자본금으로 납입을 하였다. 즉 남욱이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의 명의신탁자이고 남욱은 SK그룹의 명의수탁자인 것이다. 그러므로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은 모두 SK그룹의 소유인 것이다.


남욱이 운영한 비자금 회사인 천화동인 4호에 배당된 돈 1007억원은 모두 부당거래로 사라지고 현재 회사가치는 마이너스가 되었다. 이 돈들도 어디에 쓰였는지 수사가 된 바가 없다. 이는 누가 보더라도 남욱 개인이 혼자 탕진했다고 보기 어려운 규모의 지출이다. 오히려 SK 등 배후 실소유자를 대신해 각종 로비 및 회유에 쓰였을 가능성이 높지만, 해당 198억원 자문료의 실제 귀착처 등은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남욱은 곽상도 재판에서 곽상도가 50억원을 받기로 한 것은 곽상도가 하나은행 탈퇴를 막아 주어 사업이 성공하게 되었다고 들었다 라고 진술하고, 50억원은 그에 대한 대가라고 진술하였다(서울신문 2022.5.25.자). 이는 50억 클럽이 최태원 회장의 사면 로비와 수사 무마의 대가였다는 주장을 막기 위한 것이어서 결국 최태원 회장에게 유리한 증언을 한 것이다.


곽상도 아들의 50억원 수령이 다른 일로는 설명이 안되고, 이것이 설명이 안되면 곽상도가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대로 최태원 회장의 사면 로비를 해서 그 대가로 50억원을 받기로 하였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므로 SK그룹의 사주를 받아 이와 같이 허위 진술을 하게 된 것이다. 곽상도 사건 1심은 곽상도 전 의원이 하나은행 로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한겨레 2023.2.8.자). 이 대목에서 주목할 것은 만약 남욱의 진술대로 곽상도 50억이 하나은행 로비 대가라는 설명마저 채택되지 않았다면, 자연스레 다른 가능성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2021년 10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곽상도 의원의 50억원 수수는 2015년 박근혜 정부 당시 최태원 SK 회장의 특별사면 로비의 대가”라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며 주장했다(뉴시스 2021.10.29). 이 단체 대표는 “최태원 회장의 사면권자였던 박근혜 대통령에게 곽상도가 로비를 하고 그 대가로 50억을 받은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언급했다(뉴시스 2021.10.29).

 

남욱의 “하나은행 로비설” 진술은 이러한 “최태원 사면 로비설”을 차단하는 효과를 낳았다. 즉 50억원에 대한 대중의 궁금증이 최태원 회장 쪽으로 향하지 않도록 다른 해명거리를 제공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곽상도 1심 재판에서는 어느 쪽 로비설도 법적으로 입증되지 않았고, 50억원의 실체적 진실은 미궁에 남았지만 최소한 “SK 최태원 회장의 사면 대가”라는 의혹은 공판의 쟁점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을 볼 때 남욱의 증언 방향이 SK 측 이해관계에 부합했음을 알 수 있다. 남욱은 곽상도 재판에서 진술을 통해 최태원 회장에게 불리할 수 있는 시나리오를 희석시켜 준 셈이고, 이는 남욱이 SK 측 사람으로서 움직였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박영수 사건의 경우에도 남욱은 박영수가 돈을 화천대유에서 받은 것은 명확하고 이재명 대표와의 관련성은 찾을 수 없게 되자 박영수가 우리은행에 로비를 했고, 그 대가로 200억원을 받기로 하였다는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동아일보 2023.11.16.자). 이로써 박영수가 SK 최태원 회장의 사면 로비와 수사 무마에 대한 대가로 SK 계열사인 화천대유로부터 돈을 받았다는 진실이 밝혀지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나 박영수 판결에서 박영수가 우리은행 로비로 200억원을 받기로 했다는 사실은 인정되지 않았다.


김용의 재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428억원의 뇌물을 받기로 하였고 그 일부로 6억원을 받았다는 것이 검찰/SK/남욱의 주장인데, 그러면 428억 중 왜 돈이 한푼도 이재명 측에 안갔는가 하는 의문이 생기자 진술을 맞추어 왔다. 즉 남욱은 유동규와 짜고 남욱이 비자금으로 마련한 8억원을 유동규에게 주었고, 유동규가 이 돈 중 6억원을 정치자금으로 김용에게 주었다고 진술하였다(동아일보 2022.10.20.자).


남욱이 2021년에 조성한 비자금 8억원 역시 겉으로는 남욱의 돈처럼 보이지만 애초에 SK 자금이었던 킨앤파트너스 대여금 등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SK가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쓴 돈일 가능성이 높다. 남욱은 이재명 측근들에게 비리가 있는 양 여론을 만들었고, 결국 그로 인해 반사적으로 SK에 쏟아질 관심과 의혹은 희석되었다.


남욱은 최태원 회장의 사람인가?
이상 살펴본 여러 판결문 내용과 증언, 언론보도 정리를 종합하면, 남욱 변호사는 대장동 개발사업 내내 일개 민간업자의 범위를 넘어선 역할을 해왔다. 그는 SK그룹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그 돈으로 각종 로비와 금품 제공을 주도했으며, 결정적인 순간마다 SK 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진술을 내놓아 사건의 흐름을 바꿔놓았다.


이러한 행보는 남욱 개인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 오히려 SK그룹, 특히 최태원 회장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행동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남욱이 없다면 최태원 회장의 사면 로비 의혹, SK 계열의 비자금 의혹 등이 더 집중 조명을 받았을지 모른다. 그러나 남욱은 언론플레이와 법정 증언을 통해 화살을 다른 방향으로 돌려놓았다.


결국 남욱은 최태원 회장의 숨은 손발로 활동해온 사람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가 운영한 천화동인 4호는 SK 돈으로 세워져 SK를 위해 봉사한 회사였고, 남욱 본인은 SK의 ‘비자금 관리자’로서 움직이며 각종 청탁에 돈을 뿌렸다. 최태원 회장에게 불리할 수 있는 사안에서는 남욱의 진술로 물타기가 이뤄졌다.


이러한 맥락에서, 현재 남욱에게 남아있다는 2000억원대 자산의 성격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만일 그 거액이 실재한다면, 남욱 개인의 자산이라기보다는 SK 최태원 회장의 차명 재산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여러 정황 증거에 따른 합리적 의심이다. 

 

남욱의 재산을 끝까지 추적하려는 성남시의 노력 역시 궁극적으로는 대장동 비리의 배후 세력에 닿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남욱의 2000억원, 그 진짜 주인은 누구인지 끝까지 규명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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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석진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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