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60조 오지급' 돈복사 일파만파… 가상자산 '장부 거래' 도마 위

경제 / 류현주 기자 / 2026-02-09 10: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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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2000개 오지급 논란… 거래소 신뢰 기반 흔들어
▲6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에 설치된 암호화폐 시세 현황판 앞에서 방문객들이 계좌 개설 상담을 받고 있다. 이날 비트코인 1개의 가격은 종가 기준 2024년 10월 말 이후 최저 수준인 6만6060달러를 기록했다. /사진=뉴스1

[프레스뉴스] 류현주 기자=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의 60조원대 비트코인 오지급 사고가 발생하면서 거래소의 코인 '장부 거래' 구조적인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9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6일 진행한 이벤트 보상 지급 과정에서 발생했다. 빗썸은 랜덤박스 이벤트를 통해 당첨자들에게 현금 2000원~5만원을 지급하려 했으나 담당 직원의 실수로 249명에게 '원'이 아닌 'BTC'가 입력됐다. 

 

이들에게 잘못 지급된 비트코인은 총 62만개로 당시 시세 기준 약 56조원에 달한다. 이후 일부 사용자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빗썸에서 이날 오후 7시30분께 비트코인 가격이 8111만원까지 추락했다. 

 

빗썸은 오지급된 62만개 비트코인 중 99.7%는 당일 즉시 회수했으며 매도된 0.3%(1788개 비트코인)는 회사보유자산을 투입해 고객 예치 자산과 거래소 보유자산 간 100% 정합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를 통해 빗썸이 보유한 비트코인보다 더 많은 수의 비트코인이 고객 계좌에 입금됐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빗썸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175개이며 고객이 위탁한 비트코인은 4만2619개다. 

 

이 같은 일이 가능했던 것은 중앙화 거래소(CEX)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가상자산 거래소에 고객이 코인을 입금하면 실제 블록체인 전송 없이 내부 데이터베이스에는 숫자만 기록된다. 가상자산 거래는 24시간 내내 초 단위로 이뤄지는 만큼 거래가 이뤄질 때마다 거래소 콜드월렛(오프라인) 지갑에 보관 중인 실제 가상자산 수량을 맞추기 어렵다. 

 

'장부'에만 숫자를 기록하고 나중에 지갑에서 출금해 자산 수량을 맞춘다. 이 방식은 거래 속도가 빠르고 수수료를 아낄 수 있는 등 편의성 등에서 장점이 많지만 시스템 오류 때 거래소가 실제 보유한 물량과 장부상 수량 간 괴리가 발생할 수 있어 단점도 명확하다. 

 

실제 현금화까지 이뤄졌다면 최소 수백억 원의 손실이 일어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빗썸 측은 시장에서 매도된 1788개 비트코인 중 실제 현금화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빗썸 측은 장부 숫자를 바꾸는 방식으로 비트코인을 '회수'한 뒤 "지갑에 보관된 코인 수량은 엄격한 회계 관리를 통해 고객 화면에 표시된 수량과 100%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이용자는 여전히 거래소 안에서 사실상의 돈 복사가 가능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내부인 누군가가 실수가 아닌 고의로 장부상 코인을 생성해 유통해도 이용자로선 인지할 방법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업계 관계자는 "실제 보유한 것보다 훨씬 많은 코인을 유통해 출금이 불가능했던 경우"라며 "제도권 금융 관점에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중앙화 거래소에서 데이터베이스상 거래는 당연한 방식으로, 장부 거래 자체를 문제 삼기보다는 내부 통제, 리스크 관리, 실시간 잔고 검증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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