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용탁 ETS KOREA 회장 "국제 경쟁력 갖춘 글로벌 리더가 필요하다"
- 오피니언 / 곽정일 / 2018-09-27 14:21:43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 4가지 영역 골고루 갖춰야"
"세계화 위해 4가지 능력 갖춘 인재 양성이 ETS 목표"
(이슈타임)곽정일 기자=해외 명문대에 입학을 꿈꾸는 학생들이라면 대부분 응시하는 토플, 취업 시 영어 성적의 표준을 나타내는 토익 등의 시험 문제는 ETS에서 출제한다.
"세계화 위해 4가지 능력 갖춘 인재 양성이 ETS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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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탁 ETS KOREA 회장. <사진=ETS KOREA 제공> |
1947년 설립된 비영리 교육평가 연구기관인 ETS는 미국에 11개의 사무실이 있으며 180여 국 9000여개의 시험장에서 매년 5000만 호 이상의 시험을 개발·출제·채점을 도맡아 한다. 현재 미국 각 주 교육청과의 계약을 통해 문제 뱅크를 제공해 각 학교에서 중간·기말고사의 문제를 제공하는 등 교육 전반에 걸쳐 수많은 공헌을 진행 중이다.
또한, 각종 장학사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고 기타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수익의 일정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TOEIC 장학금 프로그램을 비롯해 TOEFL 장학금 프로그램, 한국 장학재단 푸른 등대 기부장학금, 한미 대학생 연수(WEST) TOEIC 장학금 등을 진행 중이며, 지난 2013년부터는 ▲ETS TOEIC.TOEFL 어린이 영어체험 캠프 ▲TOEIC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 ▲K-Move 센터 해외취업아카데미 TOEIC후원사업등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ETS의 한국지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용탁 ETS KOREA 대표를 본지가 만나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ETS에서 시행하는 토플에 대해 이용탁 대표님의 평을 듣고 싶다.
- 토플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토플 시험은 학부 이상의 과정에서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학생들이 학교에 입학해서 수업을 따라갈 수 있는지 평가하는 시험이다. 토플에서 나오는 주제, 소재, 상황, 어휘들은 실제 영어권 대학 학습환경에서 접할 수 있는 것들로만 구성됐다. 따라서 이 시험을 제대로 학습하면 영어로 가르치는 대학이나 대학원에 가서 공부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게끔 만들었다.
토플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의 4가지 영역을 골고루 평가한다. 내용도 미국 대학의 학습환경이 그대로 반영된다. 예를 들어 그래프를 포함한 지문이 나오고 몇 분 생각 후 정리해서 시험 응시자가 이야기하는 식이다. 토플만 준비해도 영어권 대학교 및 대학원에서 제대로 학습할 수 있다.
◇ 토플 내용이 좋은 것은 알겠다. 하지만 토플시험의 난이도가 너무 높아서 많은 학생이 주저하는 면이 없지 않다. 대표님이 추천하는 영어공부 방법이나 팁은.
- 쉽지 않은 질문이다. (웃음) 우선 토플에 도전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칭찬과 함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한국에서 어렵다는 사법시험을 생각해보자. 처음부터 `사법시험에 도전해`라고 하면 전공자가 아닌 이상 함부로 도전할 수가 없다. 하지만 관련된 정보를 본인이 모으다 보면 `이건 나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기고 도전을 하고 성공을 하게 된다. 토플시험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이 접해보기 전에는 막연히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ETS 홈페이지에 무료로 많은 토플 관련 자료들이 올라와 있고, 6주 동안 무료로 토플 시험을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이 같은 것들을 접해보고 토플시험에 대한 도전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내가 권장하는 것은 공부하면서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닌 보면서 쓰고, 읽는 것을 추천한다. 보고 쓰면서 라이팅이 되고, 내가 말하면서 동시에 들으니 스피킹과 리스닝이 된다. 내가 어떤 문장을 쓰는지 눈으로 읽고 말하고 하는 등의 동시에 하는 공부방법이 학생들이 영어실력을 효과적으로 늘리는 데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영어권 학습현장에서는 읽기(리딩), 말하기(스피킹), 듣기(리스닝), 쓰기(라이팅)의 4가지 영역을 모두 다 요구하는 상황이다. 토플 공부를 하면이 4가지 영역을 학습해 실력을 쌓을 수 있고 그 실력이 곧 자신의 스펙이 된다.
외국어라는 것은 자신의 인내력 테스트와 같다. 끈기가 없으면 외국어를 숙달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분명 공부하다 보면 그만두고 싶은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히말라야 등산하는 등반가들이 무거운 가방을 짊어지고 가파른 언덕을 오를 때 발 바로 앞을 보고 올라가는 만큼, 토플 공부도 앞을 보고 꾸준히 나아가면 어느새 정상에 올라 있을 것이다. 인내와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공부하는 사람이 승리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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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하고 있는 이용탁 ETS KOREA 대표. <사진=ETS KOREA> |
◇ 우리나라의 영어교육과 이용탁 대표님이 바라보는 영어교육의 방향성은.
- 지금 정부에서 공교육을 강화하고 사교육 지출을 감소하는데 목표를 두고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옳은 방향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우리가 짚어볼 부분이 있다.
현재 대학 입시에 영어를 절대 평가로 하고 있는데 영어 교육하는 입장에서 학생들의 전반적 영어능력 저하를 우려할 수밖에 없다. 이는 현재 대학교수들의 평가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영어 원서를 가지고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들 대부분은 한목소리로 `과거와 다르게 신입생들에게 원서로 수업을 진행하기가 어렵다. 예전에는 원서로 수업을 하면 문제가 없이 진행됐는데 지금은 수업을 시작하면 학생들이 핸드폰으로 단어 찾기에 바쁘다`고 말한다. 수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가 없다.
최근 우리 교육과정에 과거 읽기, 듣기, 문법에서 회화와 말하기가 추가되고 있는 데 바람직한 현상이다. 다만 공교육 과정에서도 위에서 언급한 4가지(읽기, 듣기, 말하기, 쓰기)의 통합적 의사소통 능력을 기를 수 있는 교육과정이 생긴다면 정말 좋을 것이다.
◇ 4차산업혁명시대가 도래하면서 인공지능(AI)를 통한 번역기능의 등장으로 `영어 배울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이에 대한 생각은.
- AI 번역기 등장은 언어 자체에 관한 관심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할머니가 해외여행을 하시는데 과거에는 벙어리가 되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야 했는데 지금은 번역기를 통해 기본적 의사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논문이나 기타 초벌 번역에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AI 번역기는 한계가 분명히 있다. AI 번역이 우리가 원하는 만큼의 번역기능을 갖추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서는 1년에 3만개의 신조어가 생기고 3만개의 단어가 사라진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진다`의 줄임말),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의 줄임말) 등의 신조어에 대해 AI번역은 따라갈 수가 없다.
서로마제국황제 샤를마뉴는 `제2 외국어를 배우는 것은 제2의 영혼을 갖는 것`이라 했다고 한다. 언어가 사고체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극단적으로 설명해주는 말이다.
AI 번역기에 의존하는 내가 될지, 4가지 영역을 직접 갖춰 4차산업혁명시대에 대비하는 내가 될지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 아닐까.
◇ 글로벌화, 세계화를 많이 이야기한다. 대표님이 생각하는 세계화란.
얼마 전 통계청에서 인구구조가 역피라미드라고 밝혔듯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앞으로 30년 후가 되면 전체인구가 현재 5200만 명에서 4000만 명 대로 줄어든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현재 100대 대기업 중 50여개가 사라질 것이다. 경제 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내수가 30%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엄청난 충격이다. 지금의 20~30대 젊은 청년들이 50대 중·후반이 됐을 때 국내 대기업 중 50개가 사라진 상황이 되는 것이다. 그 상황에 대비해 뭘 하며 살아갈 것인지 심각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 해결 방법이 물론 당장 대기업에 들어가서 일하는 것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나 자신의 세계화`가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특히 대한민국은 젊은 인적자원의 세계화가 시급하다. 천연자원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 머물러서는 먹고사는 데 한계가 올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에서 젊은 인적자원들을 지원해 어학능력·코딩기술을 배우게 해 해외로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 그리고 그 젊은이들이 해외에서 일으킨 사업 및 해외 대기업에서 획득한 경험을 다시 국내로 되돌아와서 발휘하게 해야 한다.
세계화에 필요로 하는 글로벌 인재상은 4가지 영역을 모두 갖춘 인재라고 본다.
◇ 취업난 시대, 영어능력과 관련해 취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 조급해하지 말자, 이제는 기본 수명이 100살인 시대이다. 살아갈 날이 기본 70~80년인데 지금 1~2년 취업이 안된다고 해서 좌절하고 낙담할 필요 없다.
취업이 어려운 시점이라는 것은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럴 때일수록 영어공부를 꾸준히 하고 인성을 가꾸기 위해 노력하면 결국 그 사람은 성공한다. 뚜렷하게 구체적으로 달성 시기까지 정해 자기 목표를 세우고 조급한 마음 없이 꾸준히 노력하면 분명히 좋은 일 있다. 이것은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우리 젊은이들이 세계화에 관심을 두고 4차산업혁명이 다가오는 미래 시대를 준비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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