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지도부, 도널드 트럼프 사실상 포기

국제 / 박혜성 / 2016-10-11 10: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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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은 사실상 끝났고, 상·하원 선거 매진하라"
공화당 지도부가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공화당 서열 1위 폴 라이언 하원의장.[사진=NBC news]

(이슈타임)김미은 기자=최근 도널드 트럼프가 음담패설 녹음파일 논란에 휩싸이면서 공화당 지도부가 사실상 그를 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 권력서열 1위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10일(현지시간) 동료 하원의원들과의 전화회의에서 "지금도 앞으로도 트럼프를 방어할 생각이 없다"면서 남은 기간 하원의 다수당을 지키는 데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라이언 의장은 의원들에게도 "각자 지역구에서 최선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데 집중하라"며 대선보다는 각자 지역구 선거 승리에 심혈을 기울일 것을 당부했다.

전화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것은 아니지만, 그를 방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히면서 "앞으로 하원 선거에 나선 후보들을 돕는 선거운동을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다른 의원은 "라이언 의장이 "트럼프와 함께 유세하지 않겠다"는 발언도 했다"고 말했다.

당초 라이언 의장은 지난 주말 자신의 지역구에서 트럼프와 함께 공동유세를 할 예정이었으나, ""음담패설 녹음파일" 논란이 불거지자 그의 초청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라이언 의장은 음담패설 녹음파일에 대해 "오늘 들은 말에 구역질이 난다"고 비판하면서 "트럼프가 이 상황을 진지하게 대처하고, 여성에 대한 더 큰 존중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라이언 의장이 이번에 "트럼프 포기"라는 초강수를 둔 것은 대선은 사실상 물 건너갔고, 이제부터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서 승리해 다수당의 지위를 지키는 것이 궁극적으로 당을 살리고 차기 대선에도 대비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현실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공개된 NBC뉴스와 월스트리트저널의 공동 여론조사(10월8~9일"500명) 결과 민주당 대선후보 힐러리 클린턴은 46%를 기록해 35%에 그친 트럼프를 11%포인트 앞섰다. 이 매체의 지난달 16일 조사 때 지지율 격차는 6%포인트였다.

이 밖에도 대부분의 미국 언론은 클린턴의 승리를 거의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장악한 공화당은 자칫 트럼프발 역풍으로 인해 연방의원 선거에서도 패배할 경우 상"하원 중 한 곳, 또는 최악의 경우 두 곳 모두 다수당의 지위를 민주당에 내줄 수도 있는 그런 처지다.

한편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자신을 버린 라이언 의장을 향해 "예산과 일자리, 불법 이민 등을 다루는 데 더 시간을 쏟아야지, 공화당 대선후보와 싸우는 데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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